미국의 대중 추가 규제 막기 위한 경고용 카드 활용
중국, 텅스텐 수출 업체에 대해 해외 선적 이력 공개
◆…중국과 타지키스탄이 공동 투자한 탈코 골드가 타지키스탄의 한 광산에서 안티모니를 채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안티모니는 불이 번지는 것을 막는 방염제 성분으로 총탄과 탄약을 만드는데 주로 사용된다. 이 밖에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의 주원료이기도 하다. 야간 투시경이나 적외선 센서 등 정밀 광학 장치에도 필수적으로 들어가 미국에서는 주요 광물로 지정되기도 했다.
미국은 안티모니 중국 수입이 약 63%로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중국은 갈륨과 게르마늄, 희토류에 이어 최근 안티모니를 수출하려면 반드시 당국의 허가를 거치도록 하는 조치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정부가 해외 공급을 통제한다면 주요 제조업과 군사 안보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잠재력이 있는 셈이다.
여기에 주요 생산국의 안티모니 공급량도 줄어들면서 글로벌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산 물량 공급이 중단된데다 베트남, 타지키스탄, 미얀마는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으로 운송에 차질이 생기면서 전반적으로 수출이 감소했다.
공급 부족은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안티모니 가격은 연초 이후 거의 두 배 가까이 치솟아 북서유럽으로 배송되는 금속 기준 톤당 2만2750달러를 기록했다.
로이터는 중국의 수출 통제가 현재 단계에서 노골적인 무역 공격이라기보다는 미국의 첨단 기술에 대한 추가 규제를 막기 위한 경고용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2010년에도 영토 분쟁과 관련한 보복 조치로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면서 상당한 영향력을 과시한 바 있다.
이어 다음 광물로 텅스텐이 규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는 내다봤다. 중국이 공급망을 장악하면서 민간 산업과 군사 용도 모두 필요로 하는 소재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안티모니와 텅스텐, 은을 수출하는 업체에 대해 해외 선적 이력을 공개하고 최소 금융 유동성 요건을 충족하도록 요구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미국 리서치회사의 마이크로 옵스는 "미국이 텅스텐 비축량을 빠르게 소진하고 있어 향후 12~18개월 안에 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