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이틀 연속 지난해 6월 이후 최저치
美재고 감소·OPEC+ 감산 중단 연기, 수요 우려로 상쇄
◆…미국과 중국의 수요 우려와 리비아의 생산 재개로 5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하락해 1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진 로이터>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가 감산 중단 연기에 합의하고 미국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중국의 수요 우려와 리비아의 생산 재개로 5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하락, 1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브렌트유는 전장 대비 1센트 하락해 배럴당 72.69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며 미 서부텍사스원유(WTI)는 0.1%(5센트) 떨어진 69.15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지난해 6월 이후 이틀 연속, WTI는 지난해 12월 이후 사흘 연속 가장 낮은 종가를 기록했다.
수요 우려와 리비아 생산 재개 등 시장의 하방 압력 요소를 감안해 10월부터 시작하기로 한 생산 감산 중단에 관해 논의해 온 OPEC+는 이날 이를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분석가들은 OPEC+의 결정이 4분기 원유 생산량을 하루 10~20만배럴 정도 긴축하는 효과가 있으며 중국 수요가 개선되지 않더라도 시장 과잉을 방지하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이날 미국의 원유 재고가 크게 감소하며 유가를 지지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30일로 끝난 한 주간 재고가 690만배럴 줄었다고 밝혔는데 이는 로이터 전망치 100만배럴 감소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다만 이 같은 소식에도 불구 이날 유가는 미국과 중국의 수요 우려가 이를 상쇄하며 하락 마감했다.
미즈호의 밥 야거 에너지 선물 이사는 "시장은 OPEC+ 소식에 깊은 인상을 받지 못했다"며 "OPEC+의 번복이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 반면 휘발유 시장은 유가를 폭락시킬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미국 휘발유 선물은 2021년 3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상태다.
이번 주 미국의 제조업 경기가 5개월 연속 위축 국면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난 데 이어 노동시장을 반영하는 7월 구인 규모는 3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에 힘을 실었다.
UBS 분석가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베이지북을 언급하며 "경제가 이미 추세 이하의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경기 침체 위험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평가했다.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7월 신규 수출 주문은 8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고 8월 신규 주택 가격은 올해 가장 느린 속도로 상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