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주 소각 미래에셋證 밸류업 계획' 등급평가 공방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메리츠는 'A' 등급, 미래에셋은 'C' 등급"

미래에셋 "해외 수익비중 50% 달성, 주주환원률 35% 유지"

"주주가치제고 위한 공시에 대해 투자자에 혼선 및 부정적 영향 줄 수도"

지난달 22일 미래에셋증권은 자사주 1억주 소각 등을 포함한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의 밸류업계획에 대해 기업지배구조 토론단체인 사단법인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C' 등급이라는 냉정한 점수를 부여했다.

지배구조가 투명하지 못하고 해외사업 리스크가 크다는 등의 이유였다. 이 논평이 게재된 후 미래에셋증권은 하루만에 곧바로 설명자료를 내고,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의 지적에 대해 항목별로 적극적으로 반박하면서 공방이 가열되는 모양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하 포럼)은 5일 포럼 게시판에 논평을 내고 "7월 밸류업 계획을 발표한 메리츠금융, 신한금융, 우리금융 등 금융 3사는 모두 A학점을 받았다"고 전제한 후, "안타깝게 미래에셋은, 5월 디테일이 부족한 밸류업 계획을 발표한 키움증권과 마찬가지로 C등급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포럼은 미래에셋증권에 박한 점수를 매긴 이유에 대해, 실질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박현주 회장이 법적으로 이사직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 또 유통 주식이 37%에 불과한데 1억주를 소각하는 것은 컨트롤을 의식한 지배주주 중심 계획이라고 평가했다.
 
이밖에도 회사가 발표한 글로벌 사업 확대는 밸류에이션이 레벨다운될 수 있다면서 노무라증권 등 일본사례를 예시했다. 또 회사의 사외이사가 국제금융 실무경험이 없는 인물로 채워졌다면서 이사회를 업그레이드 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포럼의 이러한 논평에 대해 미래에셋은 바로 다음날인 6일 반박자료를 내고 각 항목마다 회사의 입장을 설명했다.

우선 박현주 회장의 등기이사 등록에 대해서는 "계열사별로 전문 경영인 체제를 구축해 독립경영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고객과 주주가치를 우선에 둔 책임 경영을 통해 글로벌 사업 환경 변화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각 회사는 전문경영인에 의해 독립경영 체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박현주 회장의 지배력이 영향을 주지않는다는 설명이다.

또, 해외사업 확장이 레벨 다운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에 대해서는 "2020년 업계 최초로 해외에서 연간 세전순이익 2000억원 돌파라는 기록을 세운 뒤 2021년에도 2432억원을 달성했다. 중장기적으로 전체 수익의 50% 이상을 해외에서 창출할 계획"이라면서 해외사업을 통한 수익다각화로 변화가 심한 증권사업의 리스크를 분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럼이 지적한 자사주 소각이 지배주주를 위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유통주식수의 감소는 주당 가치가 높아지며, 주가가 탄력적으로 움직일 수 있으므로 주주가치 제고가 가능하다"면서, "당사는 경쟁사 대비 총 발행주식수 및 유통주식수가 월등히 높은 수준으로 소각을 중심으로 실질유통주식수를 줄이는 것이 주주환원의 1차 목표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사외이사의 비전문성에 대해서는 "투자전문회사의 경영과 경영진 감독에 필요한 글로벌경영, 전략, 경제, 법률, 재무, 회계, IT/Digital 관련 분야에서 전문지식을 보유한 전문가로 구성되어있다"면서 "전문성, 독립성, 산업경험, 경력을 기준으로 이사회와 주주총회의 심의와 의결을 거쳐 선임된 분들"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