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드론'으로 '테르밋' 투하…알루미늄·산화철 혼합물
"러에 공포심 주는 것이 테르밋 드론 사용의 주요 효과"
철도선로 용접에 쓰였으나 '1차 세계대전'서 독일군 사용 시작
"환경 파괴 초래…인체에 치명적"…민간 표적 사용 금지돼
◆…우크라이나군의'드래곤 드론'의 공격 모습 <출처 'Khorne Group'텔레그램 채널>
우크라이나군이 '드래곤 드론'을 전장에 투입 2,200도에 달하는 쇳물을 러시아에 투하하는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지난주 텔레그램을 통해 저공비행 드론이 러시아 진지에 녹은 금속을 쏟아붓는 모습을 공개했다.
CNN은 해당 드론이 금속 '테르밋'을 녹인 물질을 투하한다고 설명했다. 테르밋은 알루미늄 가루와 산화철의 고온 혼합물로 2,200도에서 녹는다. 이는 러시아군을 사살하거나 무력화시키지 않더라도 나무와 초목을 빠르게 태워 러시아군의 엄호물을 제거할 수 있다.
해당 무기는 드론에서 떨어지는 테르밋이 신화 속 용의 입에서 나오는 불과 비슷하여 '드래곤 드론'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60기계화여단은 "다른 어떤 무기도 달성할 수 없는 정확도로 적의 위치를 불태워 적에게 실질적인 위협을 가한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진 영국군 장교인 니콜라스 드러먼드 지상전 전문 방위산업 분석가는 CNN에 "적에게 공포심을 주는 것이 테르밋 드론 사용의 주요 효과"라고 지적했다.
그는 드론이 "매우 추잡한 물건"이라며 "테르밋을 드론으로 투하하는 것은 혁신적이나 사용 시 효과는 물리적인 것보다 심리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는 테르밋을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의 한계가 있다"며 "새로운 주류 무기라기보다는 틈새 역량을 노리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테르밋은 금속을 포함한 거의 모든 것을 불태우기 때문에 이를 막을 방법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890년대 독일의 화학자에 의해 발견됐으며 본래 철도 선로를 용접하는 데 사용됐으나 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군이 영국 상공에서 이를 투하하면서 군사적 효능을 입증했다. 2차 세계대전에서는 독일과 연합군 모두 테르밋 공중 폭탄을 사용했다. 또한 테르밋은 포획한 포병대를 내부에서 녹여 무력화하는 용도로도 쓰였다.
영국 반전 단체인 AOAV(Action on Armed Violence)는 우크라이나가 드론에서 투하된 테르밋을 사용해 러시아 전차를 영구적으로 무력화한 적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AOAV 보고서는 "테르밋이 해치를 통해 투하되어 내부의 모든 것을 파괴한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유엔 측은 해당 무기가 막대한 파괴와 환경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유엔 군축 사무국은 "무기 자체에서 발생하거나 발화되는 불은 예측하고 억제하기 어렵다"며 "넓은 지역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지역 무기'로 분류된다"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인체에 미치는 영향도 치명적인 만큼 민간 표적에 사용은 금지돼 있다. 휴먼라이츠워치(HRW)는 2022년 테르밋과 같은 인화성 무기에 대한 보고서에서 "4도 또는 5도 화상을 입히는 등 끔찍한 인명 피해를 일으키는 악명 높은 무기"라며 "근육, 인대, 신경, 혈관, 심지어 뼈에도 손상을 입힐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