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민주당에 금투세 토론 제안… 어떤 방식으로든 좋다”

한 “민주, 금투세 폐지로 말 바꿔도 국힘은 비난하지 않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공개토론회 개최를 예고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금투세 토론회를 제안했다. 한 대표 등 정부·여당 측에서 야당에 '1400만 개미투자자'를 언급하며 금투세 폐지를 촉구하는 데 대해서,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거짓 선동'이라고 맞섰다.

한 대표는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민주당이 9월 24일 자기들끼리 금투세 토론을 한다고 한다"며 "그런 토론을 하려면 왜 저희가 여러 차례 주장했던 생방송 토론 제안에는 응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내년도 금투세 시행을 앞두고 오는 24일 금투세 유예 및 완화 문제와 관련한 첫 정책토론을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 전당대회 과정에서 이재명 대표가 '금투세 유예론'을 언급한 이후 최근 야당 내부에서는 금투세 시행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을 벌이는 분위기다.

한 대표는 계속해서 민주당을 향해 "생각이 같은 사람들끼리 하는 게 아니라 생각이 다른 사람들끼리 해야 진짜 토론 아닌가"라며 "이 자리를 빌어 민주당에게 저희와의 금투세 토론을 제안드린다. 언제든 어느 장소든, 어떤 방식으로든 좋다"고 제안했다.

한 대표는 계속해서 금투세 시행은 1400만 개미투자자들이 피해 입는 일이 될 것이라며 금투세 폐지를 거듭 주장했다.

한 대표는 "금투세 폐지는 더 이상 고집부릴 일이 아니다"라며 "민주당이 지금 금투세 폐지에 동의한다고 해서 말 바꿨다고 비난할 사람은 없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말을 바꾼 데 대해서 비난하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감사할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민주당이 국내 증시를 버린다는 메시지를 줘서는 안 된다"며 "그런 메시지가 전달되면 외국인 투자자들과 국내 큰 투자자들이 외국 시장으로 이탈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국내 우량기업들이 외국 증시로 장을 옮기는 등 도미노 효과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대표는 민주당이 금투세 폐지를 '부자 감세'라고 지적하는 데 대해서는 "금투세 폐지로 인한 피해는 민주당이 얘기하는 것처럼 1대99에서 1이 입는 게 아니다. 피해는 1400만 개미투자자들인 100이 입는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금투세 자체가 이미 정치권이 대한민국 국장을 어떻게 보느냐에 대한 중요한 바로미터가 됐다"며 "주식시장 밸류업 정책에 대해 전제조건으로 걸 문제가 아니다. 금투세 폐지도 그 밸류업 정책 일환이고 시급히 폐지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금투세에 대해 일부 투자자들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이름을 붙여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며 "그게 민심이고 민심을 들으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금투세 시행에 반발한 누리꾼들이 금투세를 '이재명세'로 명명하자는 등의 언급이 나오고 있는데, 한 대표는 이를 짚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금투세 시행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진 의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금투세는 증권거래세를 폐지한 만큼 5000만원 초과분에 대한 금융투자 소득세를 내자는 것"이라며 "국민 다수 이익을 해치는 것처럼 얘기하는 건 거짓 선동"이라고 각을 세웠다.

진 의장은 '금투세 시행이 주가하락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는 질의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주식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이 금투세가 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금융 세제를 선진화하고 투자자들에게 자유로운 투자 환경을 만들자는 게 금투세"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