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김 여사 부적절 처신 형사처벌 대상 아냐…수심위 결정 존중"

"대통령도 김 여사에 대해 현명하지 못한 처신이라고 언급한 적 있어"

"국민 보시기에 기대 미치지 않았다면 검찰총장인 제 지혜 부족한 탓"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항소심 재판 "임기 이번 주 마쳐, 제가 종결하긴 어려울 것"

민주, 수심위의 불기소 결론에 "김 여사 면죄부 주려는 결정…특검 필요성만"

"윤 대통령, 김건희 특검법 반대? 국민은 범죄 자백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것"

이원석 검찰총장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현명하지 못한 처신, 부적절한 처신이 곧바로 법률상 형사처벌 대상이 되거나 범죄행위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면서 취재진에게 "두 가지 문제가 차원이 다르다는 점에서 저희도 많은 고민을 했다"며 "대통령도 김 여사에 대해 언론을 통해 현명하지 못한 처신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의 결론만이 아니라 외부 민간 전문가들의 숙의를 거쳐야겠다는 판단을 하게 된 것"이라며 "국민들이 보시기에 기대에 미치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것은 모두 검찰총장인 제 지혜가 부족한 탓이다. 다만 외부 전문가의 의견에 대해선 존중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 수심위는 지난 6일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혐의와 함께 변호사법 위반, 알선수재, 직권남용, 증거인멸, 뇌물수수 등 모든 법리를 포함해 심의하고 "피의자 김건희의 모든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 의견으로 의결했다"고 했다.

이 총장은 "수심위 구성부터 운영, 결정과 권고까지 일체 관여하지 않고 독립성을 보장했다"며 "앞서 이태원 참사때의 수심위도 그렇고 이번도 수심위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고 언급했다.

오는 12일 선고를 앞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항소심 재판과 관련해서는 "증거와 법리에 따라 처리한다면 제대로 사건이 마무리될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며 "다만 제 임기가 이번 주 마치기 때문에 제가 종결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일각에서 '수심위 폐지론'을 제기하는 데 대해서는 "검찰에 미리 마련 되어있는 모든 제도를 다 활용해썼다"며 "내 결론과 뜻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과정과 절차를 없애야 한다면 법치주의나 미리 정해둔 절차는 의미가 없게 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는 이 기회에 공직자의 배우자에 대해서 법령을 정확하게 보완하고 미비한 점을 정비해서 더 이상 사회적 논란 소지가 없도록 해야 한다"며 "입법을 충실하게 정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을 마쳤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수심위의 불기소 결론에 대해 "김 여사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결정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번 결정은 오히려 김건희 특검의 필요성만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수심위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1년 선배로, 이런 상황에서 다른 결론이 날 상황은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갈 확률에 불과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만일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을 반대한다면 국민께서는 대통령이 범죄를 자백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