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SE 러셀, 내년 11월부터 韓 국채 WGBI 추가 결정 밝혀
4수 끝 ‘선진국 채권 클럽’ 가입…정부 "75조원 이상 유입 예상"
올 3월 FTSE 러셀, 韓 관찰대상국 유지..."의미있는 진전, 계속 모니터링" 밝혀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에 우리나라의 편입이 결정됐다. 한국 채권역사 74년 만의 일이다. 이로써 내년 11월부터 이 지수에 편입된다.［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우리나라가 9일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World Government Bond Index) 편입이 결정됐다. 한국 채권역사 74년 만에 '선진국 국채클럽'이라 불리는 WGBI에 편입 되는 성과를 이룬 것이다.
런던 증권거래소 그룹 산하 FTSE 러셀(Russell)은 이날(현지시간) 내년 11월부터 한국을 세계국채지수, WGBI에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시장 접근성 수준이 편입 요건인 2단계를 충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3가지 기준 중 외국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정부가 지난 2년간 외환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선한 점이 인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내년 11월 세계국채지수 편입이 돼 우리나라 국채의 신뢰도가 높아지면 국체조달 금리가 낮아지고 환율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9일 채널 A 보도에 따르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WGBI 편입으로 내년 하반기부터 75조원 이상의 외국인 투자자금이 국내 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라면서 "그 혜택은 무엇보다도 국민과 기업에 돌아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결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MBC 뉴스 캡처］
한편 MBN은 지난 15년간 가입을 추진해 온 정부가 '한국 국채시장이 제값 받기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MBN은 "WGBI 추종자금은 약 2조5천억 달러, 이중 2.22%인 한국의 편입 비중을 고려하면 최소 75조원의 자금이 국채 시장에 유입된다"면서 "정부는 한국 채권을 찾는 수요가 늘어 대규모 달러가 들어오니, 금리와 환율 안정, 재정 운용 여력도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지수 편입을 위해 공매도 금지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라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최 부총리는 "저희가 내년, 1년 정도의 유예기간, 준비 기간에, 또 중간에 점검도 받아야 되고..."라면서 "그런 부분들은 충분히 소통을 하면서…"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MBN는 "자본 유입이 확대되면 대외 요인에 따른 변동성이 커지는 만큼 세계 금융시장 변화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전했다.
앞서 한국은 올해 초 WGBI 편입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관련해 FTSE 러셀은 지난 3월 27일(현지시간) FTSE 채권시장 국가분류를 통해 "한국의 관찰대상국(Watch List) 지위를 유지한다"라고 밝혀 이후 편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국은 지난 2022년 9월 시장 접근성 레벨 2로의 상향 가능성과 WGBI 편입을 고려하기 위한 관찰대상국에 오른 후 계속 지수 편입을 노려왔다. 당시 자본시장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WGBI 편입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며 "2023년 상반기 공식 지수편입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지난해 3월, 9월에 이어 이번에도 편입이 불발됐다.
FTSE 러셀은 국채 발행 규모, 국가신용등급, 시장접근성 등을 따져 통상 3월과 9월 WGBI 편입 여부를 정기적으로 결정한다. FTSE 러셀은 당시 "한국은 2022년 9월 WGBI 편입 고려를 위한 관찰대상국에 올랐다"며 "한국 정부는 국제 투자자들의 국채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한 계획을 계속 진전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FTSE 러셀은 접근성 개선 노력의 사례로 ▲국제예탁결제기구(ICSD)인 유로클리어·클리어스트림과 국채통합계좌 구축 추진 ▲외국 금융기관(RFI)의 한국시장 참여 허용 ▲외환시장 제도개선 등을 거론한 바 있다.
현재 WGBI에는 미국, 영국, 독일, 일본, 호주, 캐나다, 중국 등 25개국 채권이 편입되어 있다. 내년 11월 우리나라가 편입되면 26개국으로 늘게 된다. 인도 등 국가들은 현재 세계국채지수 편입을 시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