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 로이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내년까지 러시아와의 전쟁을 끝낼 기회를 만들었다며 동·남권 유럽 정상들에게 지원을 호소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에서 열린 제3차 우크라이나-동·남유럽 정상회의에서 "올해 10월과 11월, 12월에는 현재의 상황을 평화와 장기적 안정으로 전환할 실질적 기회가 있다"고 했다.
이어 "전장의 상황은 이러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낸다. 그 선택은 2025년 이전에 전쟁을 끝내기 위한 결정적인 행동을 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러한 기회를 어떻게 알게 됐는지, 왜 기회라고 인식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군은 현재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에서 약 20%에 달하는 지역을 점령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꾸준히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본토인 쿠르스크 지역을 기습한 지 두 달 만에 이 지역 일부를 통제 중이다. 우크라이나는 서방의 무기로 러시아 본토 깊숙이 있는 군사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고 요청해왔다.
로이터 통신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복귀하게 될 지도 모르는 11월 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에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가운데 나왔다"고 짚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후 그가 우크라이나에 일방적으로 항복을 강요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 전쟁을 종식시키겠다고 말했다"고 부연했다.
이런 상황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의 '승리계획'을 지지하도록 서방에 정치적 의지를 피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정상회의 후 취재진을 만나 "이 계획은 우크라이나를 강화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라며 "동맹국들이 러시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승리계획에) 회의적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첫 단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우리가 가입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2개 동·남권 유럽 국가 정상들에게 우크라이나 무기 생산에 투자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지금은 우크라이나에 도움이 되겠지만 전쟁이 끝나면 여러분의 무기고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노력에 대해서도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이 전쟁에서 러시아가 파괴한 것을 재건하기 위한 것만이 아닌 유럽을 더 강하게 만들 새로운 에너지, 산업 및 사회적 기회를 창출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와 동·남권 유럽 국가 간 정상회담은 2022년 8월 그리스 아테네와 알바니아 티라나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이어 세 번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0∼11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등 서유럽 국가 지도자들과도 차례로 회동한다.
11일 이탈리아 방문 중엔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날 예정이며, 12일 독일의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에서 열리는 50개국의 회의에서는 승리계획을 발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