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77시간 일하다 사망'...네 자녀 둔 쿠팡 기사 산재 인정

근로복지공단, 쿠팡 기사 유족에게 유족급여 승인

과로사 원인인 심근경색 의증으로 자택서 사망

오후 8시30분~ 익일 오전 7시 약 10시간30분 근무

쿠팡에서 심야 로켓배송 업무를 해오다 지난 5월 심근경색 의증으로 숨진 고(故) 정슬기씨에 대한 산업재해가 인정됐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은 이날 정씨의 유족에게 유족급여에 대한 승인 통지를 전달했다.

앞서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와 정씨의 유족은 누적된 과로 탓에 정씨가 사망했다며 지난 7월 근로복지공단 남양주지사에 산업재해를 신청한 바 있다.

네 명의 자녀를 둔 정씨는 지난 5월 28일 오후 출근을 앞두고 경기 남양주 자택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했다. 사인은 심실세동과 심근경색 의증이다. 대책위는 대표적 과로사 원인인 뇌심혈관계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정씨는 생전에 주 6일 동안 오후 8시 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하루 약 10시간 30분을 일해 주 평균 노동시간이 63시간(야간근무 30% 할증 시 77시간) 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책위는 쿠팡의 '새벽 배송' 시스템이 과로 유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숨진 정씨는 업무카카오톡방에서 쿠팡 원청의 배송마감 독촉 요청에 "개처럼 뛰는 중"이라는 답글을 남겨 안타까움을 더했다.

대책위는 "고인의 산업재해 인정은 쿠팡의 로켓배송 시스템이 과로사를 유발했다는 의미"라며 "쿠팡은 지금 즉시 유족에게 진정 어린 사과를 하고 제대로 된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