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태윤 “금투세 폐지해 세계국채지수 효과 확산해야”
김현정 “금투세, 당 지도부에 위임.. 조만간 결정 기대”
여론조사 결과, 폐지·유예론이 과반을 차지한 집계도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은 어떻게?'라는 주제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 디베이트에서 시행팀과 유예팀으로 나뉜 토론자들이 논쟁을 벌이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 여부와 관련해 고심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이러한 가운데 대통령실에서는 한국 국채가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된 것을 계기로 다시금 민주당을 향해 금투세 폐지를 촉구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당 지도부가 조만간 금투세 정책에 대해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이 나온 만큼,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13일 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금융투자세를 반드시 폐지해야 세계국채지수 편입에 따른 채권 시장에서의 변화를 주식 시장으로까지 확산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WGBI 산출 기관인 FTSE 러셀은 지난 9일 한국 정부 채권을 WGBI에 내년 11월부터 추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11월부터 단계적으로 해외 자금이 한국 국채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성 실장은 금투세 폐지를 거듭 촉구한 것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8월 언론 공지를 통해 정부가 제안한 금투세 폐지 방침에 대해 국회에서 논의해 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국민 대다수가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는 상황에서 제도 시행 여부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같이 전했다.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던 금투세와 관련해 민주당 내부에서 유예론이 힘을 얻기 시작한 건 지난 전당대회 과정에서부터다. 당시 이재명 당대표 후보(현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진행된 당대표 후보 토론회 과정에서 금투세 유예 논의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이 '이재명 2기 체제'를 본격적으로 출범하자 금투세 시행·유예 등과 관련해 당내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이에 민주당은 지난달 24일 당론을 모으기 위해 시행팀과 유예팀으로 나눠진 정책토론회를 개최했고, 지난 4일 의원총회에서는 금투세에 대한 당론을 지도부에 일임하기로 했다.
민주당 내부에서 '금투세 유예론'을 주장해 온 김현정 의원은 지난 13일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과의 인터뷰에서 "증시가 2년 전보다 더 악화됐고 투자자 보호제도도 전혀 마련돼 있지 않다. 그래서 내년 1월부터 시행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당 지도부의 금투세 최종입장 정리 전망과 관련해 "저는 조만간 결정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한편, 민주당 지도부가 금투세 정책 추진과 관련해 장고에 들어간 분위기인 가운데 금투세 '폐지·유예론'이 과반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정치권에서 불거진 금투세 폐지 공방과 관련해 ▲폐지 29% ▲유예 27% ▲예정대로 시행 23% 등의 응답률이 조사됐다.
해당 여론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이뤄졌고, 응답률은 15.6%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