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호 "'한남동 라인', 직무 벗어난 정치행위…정진석 '군기잡기' 실패"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14일 한동훈 대표가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을 요구한 대상이 이른바 '한남동 라인'이라는 보도와 관련해 "틀린 얘기는 아니다"며 "한남동은 김건희 여사가 주로 머무르시는 곳으로 보통 여의도에서는 김 여사 라인을 '한남동 라인'이라고 표현한다"고 말했다.

친한(친한동훈)계인 신 부총장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저희가 정확한 숫자를 파악해서 리스트를 만들어 놓은 건 아니다", "한남동 라인의 경우는 비서관, 행정관 등 직책의 직무 범위를 벗어나서 부적절한 정치 행위를 하는 그런 사람들을 저희들이 지목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신 부총장은 "(과거 박근혜 정부 당시) 최서원 씨의 경우 무슨 직책이 없이 비선에서 역할했다 해서 문제가 된 경우"라며 "근데 이번에 한남동 라인의 경우에는 본인들 직책이 있다. 주로 그분들이 정무나 공보 라인에 있는 분들이 아닌데 그런 부적절한 정치행위를 직무 범위를 벗어나서 하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총선에서 여당 참패 후 대통령실 비서실 개편 문제 관련해 4월 17일 새벽에 갑자기 양정철 비서실장, 박영선 국무총리설 기사가 단독 보도된 것을 끄집어냈다.

신 부총장은 "당시 이관섭 비서실장이 인사위원회의 인사위원장으로 대변인실 알림 공지를 통해서 '근거 없는 기사고, 사실상 오보'라고 공지했는데, 일부 참모들은 '그건 이관섭 실장이 잘 모르고 하는 얘기, 그게 맞다'는 식으로 기자들에게 얘기했다"며 "대통령실 기강이 무너지고 있구나를 보여준 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보통 이런 일이 벌어지면 내부 공직기강비서관실 등에서 내부 조사를 통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지 맞는데 오히려 이관섭 비서실장은 그만두고 나갔고 이관섭 실장의 주장을 부정하며 이른바 언론플레이를 했던 참모들은 버젓이 그대로 남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사건이 있기 전부터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비서실장, 정무수석 물러날 거다라는 보도가 이미 나와 꼭 이 사건 때문에 물러난 것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이런 것들이 문제 아니겠냐"고 재차 지적했다.

그는 "정진석 신임 비서실장이 취임하는데 그때 취임 일성이 '비서 정치하지 말라'였다. 일부 언론에서는 여의도 경력이 풍부한 정진석 신임 비서실장이 군기 잡기에 들어갔다 이런 보도도 나왔다. 그 이후 그런 현상이 줄어들기는커녕 좀 더 늘어나는 게 아니냐. 안타깝게도 정진석 비서실장의 군기잡기는 실패한 것 아니냐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거듭 지적했다.

'한남동 라인의 비서관이나 행정관을 통한 국정개입으로 연결될 수 있나' 묻자 "거기까지 가려면 몇 가지 팩트체크가 필요하고, 저희도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다. 근데 그런 이른바 부적절한 정치 행위를 할 때 이른바 여사님의 뜻이라는 식으로 본인을 포장했다는 게 여러 기자 분들의 공통된 증언"이라고 했다.

또 "몇 달 전 사건을 아무 문제없이 지나가는건 대통령실 내부 공직기강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는 성사 예정이라며 보궐선거 뒤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독대에서 김여사 문제를 집중 제기할 것이란 예측에 대해 "저도 그렇게 알고 있다"며 "한동훈 대표가 이거를 공론화시킨 것은 대통령과의 독대가 이루어진다면 이 문제를 진지하게 말씀드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김여사 공개활동 자제 문제, 도이치모터스 검찰 수사 처분 관련한 국민 납득 문제, 인적 쇄신 세 가지가 주 내용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김건희 여사 특검법 수용까지는 너무 나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 주말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 현장에서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해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른바 '한남동 라인'에 대한 쇄신을 요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