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자영자 실태분석-업종별 소득파악 대책 마련
과세자 비율 70%까지 제고-"올라가는 만큼 되돌려 준다"
정부가 자영사업자 소득파악률 제고를 위해 팔을 걷어 부쳤다. 그동안 '후진국' 수준의 자영업자 소득파악률은 정부의 각종 조세정책 고안에 항상 '걸림돌'로 작용해 온 것이 현실.
2007년은 이 같은 걸림돌 제거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 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정부의 복안은 2017년까지 436만명에 달하는 자영사업자 소득파악률을 선진국 수준인 80%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10년 장기거치'로 짜여진 계획인 셈. 아울러 소득파악률 제고에 보조를 맞춰 현재 53%에 머물고 있는 과세자비율 또한 70%까지 잡아끈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훼방을 놓을 '복병(조직적 탈세 등)'은 여전히 존재한다. 자영업자 소득파악률 제고를 지난 수 십년간 정부의 가장 큰 현안과제로 삼게끔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종 제도·행정 보완도 좋지만 제도의 허점, 행정의 미숙함을 파고드는 이들 세력을 효과적으로 차단해 내지 못할 경우 정부가 세운 십년지대계(十年之大計)는 더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 자영업자 세원투명성 제고, 어떻게?=지난해 정부는 자영업자 소득 파악을 위해 각종 정책을 마련했다. 잘 드러나지 않는 현금거래 위주의 사업자 소득체계를 노출시키기 위해 현금영수증 제도를 한층 강화하는 한편 사업용 계좌(Business Account)제도를 도입했다.
이와 함께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에게는 수입금액에 상관없이 복식부기 및 현금영수증 발급을 의무화했다. 제도적 기반을 닦는 차원에서였다.
다음은 행정적 기반. 정부는 사업자의 성실한 세금신고 유도를 위해 가산세를 대폭 강화하고 사회적 감시기능 강화를 위해 탈세제보 포상금 지급요건을 완화하고 현금영수증 발급 거부 포상금 제도를 시행할 방침이다.
이 같은 제도·행정 강화는 60만명에 달하는 전문직 종사자, 고소득 자영업자 등을 타겟으로 삼고 있지만 정부는 점진적으로 전체 436만명 사업자 모두를 권역으로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현재 우리나라 자영사업자 소득파악률은 후진국 수준이나 다름 없는 50∼60%로 추정되고 있다. 정부의 계획은 오는 2017년까지 소득파악률을 80%까지 끌어올려 선진국 수준에 정열시킨다는 것.
정부는 지난해 마련했던 각종 소득파악 강화방안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는 한편 업종별 실태분석을 통한 세부 업종별로 차별화된 소득파악 강화방안을 올 하반기 중 마련해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 자영업자 '투명성' 확보의 댓가는 '세금감면'=자영업자 소득파악률이 제고됨에 따라 자영업자 과세자비율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전망이다. 정부는 오는 2017년 과세자비율을 70%까지 끌어 올린다는 복안이다.
소득파악률과 함께 과세자비율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정부는 세제상의 혜택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근로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소득파악률에 따른 세부담 경감을 위해 각종 세금감면 제도를 적용해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자영업자들의 '투명성' 확보에 대한 댓가를 세금감면으로 되돌려 주겠다는 것.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성실사업자에 대한 표준공제를 확대(60만원→100만원)하는 등 소득파악률 및 과세자비율 상승에 대한 세부담 경감을 추진하고 있다"며 "소득파악률과 과세자비율 상승추이를 지켜보면서 세부담 경감책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 십년지대계(十年之大計), 차질 없이 가능할까?=자영업자 소득파악은 지난 수 십년간 정부의 '골치거리'였다. 형편없는 자영업자 소득파악률과 과세자비율은 근로자들과 세부담 불평등으로 이어져 '유리지갑'들에게 박탈감을 안겨 주는 요인으로도 작용해 왔다.
정부가 각종 제도 및 행정 강화를 통해 오는 2017년까지 자영업자 세원투명성을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뒤집어 말하면 근로자들은 자영자와의 세부담 불평등에 따른 박탈감을 앞으로 10년 동안 더 감내해야 한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비교적 현실적인 정책대안을 내놓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같은 정책대안을 '뚝심있게' 유지해 나갈 수 있을지 여부에 의문부호를 제기하는 모습도 불거져 나오고 있다.
소득파악률 및 과세자비율 제고의 최종 귀결점이 '세부담'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일차적으로 정치적인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자영사업자들의 '탈세통로'로 악용되고 있는 현행 간이과세제도를 전면 폐지하거나 축소하지 않고서는 온전한 소득파악률 및 과세자비율 제고를 이뤄낼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