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사진 로이터>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 동결자산 수익금을 담보로 우크라이나에 500억 달러(약 69조 원) 규모의 차관을 지원하는 방안에 곧 합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워싱턴에서 열리는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앞서 기자회견에서 "EU가 6개월마다 제재 갱신을 해야 하더라도 유럽에 있는 러시아의 자산이 계속 동결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옐런 장관은 연말까지 제공되는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의 최종 협상 과정에 대한 질문에 "미국이 500억 달러 차관 중 200억 달러(약 27조6000억 원)를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미국의 몫을 마무리하는 데 준비가 거의 다 됐다"면서 "미국 국민들이 납부한 세금이 아닌 러시아 자산에서 발생한 수익에서 상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U의 최종 대출 금액은 최대 350억 유로(약 52조1500억 원) 범위 안에서 다른 G7 국가 기여금 규모에 따라 조정된다.
현재 EU와 G7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의 하나로 동결한 자산 중 3분의 2는 EU에, 나머지는 세계 최대 국제 예탁 결제 기구인 벨기에의 '유로클리어'에 묶여있다.
미국은 휴전이 되더라도 미국 시민이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도록 유로클리어가 보유한 러시아 자산이 장기간 동결될 것이라는 강력한 보장을 EU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옐런 장관은 "현재 우크라이나 전황을 감안할 때 그 부분은 이미 보장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미국 납세자가 아닌 러시아 자산에 의한 안전한 대출"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미국이 이르면 다음 주 러시아와 '러시아 군대에 중요한 자원을 투입하는 제3국의 중재자'에 대한 강력한 신규 제재를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금융 기관에 대한 2차 제재를 포함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한편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키릴 로그비노프 주EU 러시아 대사대리는 이날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에 "EU는 동결된 러시아 자산에서 발생한 수익으로 우크라에 대출을 진행함으로써 글로벌 경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같은 행위는 유로의 평판을 손상시키고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등 신흥 경제 5개국) 내에서 독립적인 금융 인프라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