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기준 KB증권과 키움증권 가장 수익 많이 내...신한투자證도 25억원
금감원, 26개 증권사 및 주요 자산운용사 전수 점검 나서...전방위적 점검
금융위원장, 내부 회의에서 철저한 조사와 결과에 따른 조치 강조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주주서한 통해 사과의 뜻 전하며 내부통제 강화 약속
◆…증권사들이 최근 6년간 유동성공급자(LP) 거래를 통해 290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은 23일 LP 본연의 업무를 벗어나지 않도록 금융당국의 감독 강화를 당부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증권사들이 최근 6년 간 유동성공급자(LP) 거래를 통해 2900억원의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기준 KB증권과 키움증권이 가장 수익을 많이 냈고, 최근 상장지수펀드(ETF) LP 선물매매 과정에서 대규모 손실을 낸 신한투자증권도 약 25억원 정도의 이익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평택병)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6년간 증권사별 LP 거래 현황'에 따르면, 18개 증권사에서 1만5449종목(주식, ETF 등)에 유동성 공급을 하고 2900억원의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의 LP업무는 금융시장의 원활한 기능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증권사의 LP는 주식, ETF 등 다양한 금융상품의 매수 및 매도 호가를 제시해 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로 인해 거래가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으며, 시장 변동성 완화에도 기여한다.
LP업무의 주요한 기능으로는 유동성 공급, 시장 안정성, 가격 발견 기능, 거래 비용 감소, 시장 참여자 보호 등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6년간 증권사 LP 종목 및 수익을 보면, 2019년 1452개 종목(150억원), 2020년 1725개 종목(1024억원), 2021년 2223종목(688억원), 2022년 2833개 종목(413억원), 2023년 3654개 종목(290억원), 올해 상반기 3562개 종목(339억원) 등으로 총 1만5449개 종목(2907억원)의 수익을 냈다.
김 의원은 올해에는 LP 공급이 최근 6년 내 최고치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최근 6년간 LP 거래를 통해 거둬들인 증권사별 수익 규모를 보면, KB증권이 96억8000만원(291종목)으로 가장 컸고, 그 다음으로 키움증권(82억5900만원, 498종목)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외 신한증권 25억600만원(359종목), 대신증권 13억6400만원(23), 미래에셋증권 54억1200만원(583), 유진투자증권 12억6600만원(84), 메리츠증권 31억4900만원(461), NH투자증권 16억5800만원(780), 한화투자증권 498만원(88), 유안타증권 470만원(27), SK증권 2200만원(57), 삼성증권 68억3700만원(155), DB금융투자 21억2100만원(91), 아이엠씨 3억2200만원(73), 한국투자증권 34억9400만원(308), LS증권 28억8700만원(49), 다올증권 4억3000만원(27), IBK투자증권 6억6900만원(48), BNK투자증권 10억1300만원(48), SG증권 8억1800만원(18)의 수익을 냈다.
반면, 손실을 본 증권사도 있었다. 교보증권이 22개 종목에서 5억5500만원, 신영증권 26억3400만원(50), 현대차증권 6억7300만원(47), 하나증권 40억7100만원(59) 등이다.
◆…［사진=의원실 제공］
김현정 의원은 "증권사의 LP 업무는 금융시장의 효율성, 안정성, 유동성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투자자들이 원활하게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면서 "최근 한 증권사의 사고와 같이 LP 본연의 업무를 벗어나 매매하지 않고 거래규정을 준수하도록 금융당국은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앞서 신한투자증권이 상장지수펀드(ETF) LP를 통한 선물매매 과정에서 13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낸 점을 우회적으로 꼬집은 것으로 읽힌다.
앞서 지난 10일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8월 블랙먼데이(증시 대폭락) 당시 ETF 선물 매매 과정에서 13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냈다고 금융투자협회 공시를 통해 밝혔고,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 14일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아울러 26개 증권사와 주요 자산운용사의 파생상품 거래와 관련한 전수 점검에도 들어갔다. ETF LP 업무에 국한하지 않고 파생거래 보고 체계, 리스크 관리 체계 등 전방위적인 점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다.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도 지난 14일 내부 간부회의 자리에서 "최근 신한금융투자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며 금융감독원에 철저한 검사·조사토록 하고,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해 달라고 강조한 바 있다.
관련해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지난 17일 주주서한을 통해 신한투자증권의 운용 손실 사고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진 회장은 "다시 한 번 내부통제를 되짚고 강화하겠다"며 "주주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