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학회, 온라인 2차 티켓 거래 소비자 조사
◆…사진=한국소비자학회 제공
한국소비자학회가 온라인 2차 티켓 거래에 대한 소비자 조사 결과 거래가 유용해 필요하다고 여겨지지만 신뢰 수준은 다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학회는 건전한 2차 티켓 시장 환경 조성을 위해 전국 만 16세에서 69세 미만 남녀 1000명(성별, 연령별, 티켓 구매경험별 할당)을 대상으로 2차 티켓 거래 현황, 온라인 2차 티켓 거래 시장에 대한 소비자 태도·니즈, 2차 티켓 거래에 대한 우려와 정책·제도 필요성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며 25일 이같이 밝혔다.
남영운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이홍주 숙명여자대학교 소비자경제학과 교수가 공동 연구했으며 지난 11일 진행된 '2024 한국소비자학회 특별 세미나'에서 주요 결과가 소개됐다.
2차 티켓 거래 인지, 16~29세 비중 높아
조사 결과 공연·스포츠 경기 티켓의 2차 거래에 대해 응답자 중 71.4%는 2차 티켓 거래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답했으며 인지도가 가장 높은 집단은 16-29세(86.5%)였다. 2차 티켓 구매자(200명)의 주요 거래 채널은 중고거래 전문 사이트(16.7%), 국내 2차 티켓 거래 전문 사이트(11.4%), SNS(9.4%) 순이었다.
2차 티켓의 판매 또는 구매를 경험한 소비자는 주로 공연이나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거나 티켓 구매에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 고관여 소비자에 해당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온라인 2차 티켓 판매 경험이 있는 응답자 150명은 2차 티켓을 판매한 이유로 일정이 맞지 않거나(63.3%), 더 좋은 조건의 티켓을 구했기 때문(20%), 금전적 이익을 얻기 위해(10%) 순으로 응답했다. 온라인 2차 티켓 구매 이유로는 공식 예매처의 티켓 매진(40%), 관람 가능한 일정의 티켓 구매(26%), 저렴한 가격의 티켓 구매(25.5%) 등이 꼽혔다.
온라인 2차 티켓, 구매·정보탐색 용이…신뢰도는 낮아
소비자는 전반적으로 온라인에서 2차 티켓을 쉽게 구매할 수 있고 필요한 이벤트 정보를 찾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2차 티켓의 판매자 또는 거래 채널에 대해서는 낮은 신뢰를 보였다.
티켓 구매 용이성, 이벤트 정보탐색 용이성, 결제 수단 다양성, 판매자 신뢰도, 채널 신뢰도 등 8개 채널 경험 요인별 만족도를 살펴본 결과 전체 평균 만족도(3.33점, 5점 만점)에 비해 티켓 구매 용이성(3.35점), 이벤트 정보탐색 용이성(3.31점) 등 2개 경험 요인만이 평균 이상의 만족도를 내비쳤고 판매자 신뢰도(2.68점)와 채널 신뢰도(2.66점)는 가장 낮은 만족도로 조사됐다.
이벤트 취급 다양성 관점에서 타 거래 채널 대비 SNS(3.33점)가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채널 신뢰도 및 결제 수단 다양성은 국내 2차 티켓 거래 전문 사이트(각 3.04점, 3.38점)가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사기거래·가짜티켓수령 등 판매자 불법행위 우려
온라인 2차 티켓 거래에 대한 우려 수준(3.92점)은 구매 경험 만족도(3.33점)를 상회하는 등 상대적으로 우려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는 2차 티켓 구매 후 티켓 미수령 가능성(4.16점), 가짜 티켓 구매 상황(4.09점) 등 판매자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를 가장 크게 우려했으며 2차 티켓 거래를 잘 알고 있는 소비자일수록 판매자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를 더욱 우려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SNS(3.73점), 글로벌 2차 티켓 거래 전문 사이트(3.71점)를 이용한 소비자의 경우 국내 2차 티켓 거래 전문 사이트(3.61점), 중고거래 전문 사이트(3.55점)를 이용한 소비자보다 우려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게 형성됐다.
온라인 2차 티켓 거래와 관련된 제도 및 정책의 필요성(4.14점)은 전반적으로 공감대가 높았다. 2차 티켓 거래를 잘 알고 있는 집단(4.19점)이 모르는 집단(4.01점)보다 제도 및 정책의 필요성을 더 크게 느꼈으며 구체적으로 사기 및 전문 판매자에 대한 제재(4.38점), 플랫폼 책임 범위 명시 제도(4.25점), 판매자 본인 인증 제도(4.20점) 등에 관심도가 높았다.
2차 티켓 거래의 유용함과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2차 티켓 거래를 바람직하게 인식하지 않는 경향도 확인됐다. 자신의 관람 조건에 맞는 티켓을 거래하는 상황에서 기능적 효용을 나타내는 2차 티켓 거래의 유용성(3.2점), 필요성(3.18점)은 양호한 수준이었으나 판매자가 처음부터 재판매 목적으로 티켓을 구입한 경우인 암표 판매에 대해선 유용성(2.3점), 필요성(2.25점)이 하락하고 바람직성(2점)도 가장 낮게 평가됐다.
이홍주 교수는 "온라인 플랫폼의 2차 티켓 시장 진출로 거래의 편리함과 정보 제공 측면은 개선된 것으로 평가된 반면 개별 플랫폼별로 차이가 있지만 판매자 사기 등 소비자 피해가 지속돼 판매자와 거래 채널에 대한 신뢰가 낮게 형성됐다"면서 "2차 티켓 거래에 대한 만족보다 우려가 높게 형성된 결과는 시장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음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암표는 이익을 목적으로 정가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이지만 2차 티켓 거래는 정가나 합리적 가격의 티켓을 양도하거나 판매하는 거래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면서 "2차 티켓 시장의 소비자 피해를 감소시키고 소비자 만족을 높여 시장을 합리적으로 성장시키는 방향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남영운 교수는 "사기 거래 및 전문 판매자에 대한 제재, 판매자 본인 인증 등 2차 티켓 시장 관련 제도와 정책의 도입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 수준이 높다"면서 "2차 티켓 시장의 자원 재배분 기능을 작동하게 하려면 2차 티켓 시장에 대한 정부와 업계의 규율 마련이 선결돼야 하는데 안전하고 공정한 시장을 조성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도입돼야 하고 플랫폼 역시 이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