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가능해?”…훈련시킨 주머니쥐 밀매 단속에 투입 추진

자이언트 주머니쥐, 밀수품 탐지할 수 있도록 훈련

실험 결과 탁월한 후각으로 83% 표적 탐지 성공

평균수명 8년에 훈련비용 1마리당 최대 1100만원

세계에서 가장 큰 쥐로 알려진 아프리카 자이언트 주머니쥐가 야생동물 밀매 단속 현장에 투입되는 방인이 추진되고 있어 화제다.

3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탄자니아에 본부를 둔 비영리단체 아포포(APOPO) 연구진은 밀수품을 탐지할 수 있도록 훈련을 시킨 주머니쥐들을 야생동물 밀매 단속 현장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불법 야생동물 밀매는 마약, 인신매매, 위조품 등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암시장이다. 전 세계에 걸쳐 거래되는 야생동물 밀렵시장은 연간 230억달러(약 31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밀매업자들은 세관 검색 장비의 탐지를 피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동원하고 있다. 예를 들어 상아는 나무처럼 보이도록 얼룩을 입히거나 작은 조각으로 분해해 초콜릿으로 코팅한 후 포장한다.

연구팀은 자이언트 주머니쥐의 탁월한 후각을 이용해 코뿔소 뿔, 천산갑 비늘 등 불법적으로 밀매되는 야생동물의 냄새를 간파하도록 훈련시켰다. 주머니쥐들은 표적을 발견하면 맞춤 제작된 조끼에 부착된 작은 공을 당겨 음파 경보를 울린다.
  실험 결과 주머니쥐들은 표적의 83% 이상을 찾아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프로젝트를 이끈 행동연구 과학자 이지 소트 박사는 야생동물 밀수 탐지견의 보완적인 방안으로 쥐를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소트 박사는 "매우 작고 민첩한 쥐는 밀집된 선적 컨테이너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며 "크기가 작기 때문에 훈련, 관리 및 운송 비용이 저렴한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주머니쥐의 훈련 비용은 한 마리당 7000~8000달러(약 964~1100만원) 수준으로 엑스레이, CT 등 첨단 전자 검사장비 구매 비용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어 "자이언트 주머니쥐의 평균 수명은 8년 정도다. 1년 동안의 훈련은 장기적으로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논문을 집필한 공동 저자인 케이트 웹 듀크대 교수는 "사실 쥐는 엄격한 생활 규칙을 준수하는 깨끗하고 지적인 동물"이라며 "훈련을 받을 때는 제법 진지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컨저베이션 사이언스'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