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나쁜 대통령' 발언으로 논쟁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나쁜 대통령'의 당사자인 노무현 대통령이 박 전 대표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9일 노 대통령의 개헌 제안 담화문 발표 이 후 노 대통령을 두고 "'참 나쁜 대통령'이다"고 표현했다.
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3부 요인 및 헌법기관장' 오찬자리에서 "나쁜 대통령은 자기를 위해 개헌하는 대통령이다. 이번 개헌은 차기 대통령을 위한 것"이라며 박 전 대표 의견을 반박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임기 중에 할 일을 하지 않았다는 심적 부담과 책무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다"며 "이번 개헌 제안도 그런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명숙 국무총리 역시 "개혁과제는 적기에 하지 않으면 효험이 없다. 개헌도 그 중 하나로 생각한다"며 노 대통령 의견에 힘을 보탰다.
임채정 국회의장도 "가능하면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다"면서 "국민들의 선택 몫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개헌 의지에 대한 공감의 뜻을 표했다.
반면 이용훈 대법원장과 고현철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대통령의 개헌 의지에 공감하는 정도의 의사 표현만 했다.
윤 대변인은 "이 대법원장과 고 위원장은 직책상 개헌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현하기 보다 '개헌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부족한 점에 대한 지적을 했다"고 말했다.
이 대법원장은 "여론조사 결과를 보니 4년 연임 개헌의 필요성은 대부분 공감하는 것 같다"면서 "그러나 시기 문제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국민들에 대한 설득이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고 선관위원장은 "국민투표법을 보니 문제가 많다. 투표관리에 어려움이 많다"면서 "예를 들면 운동방법이 극히 제한돼 있고 헌법과 공직선거법 등이 어긋나는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찬에는 임채정 국회의장, 이용훈 대법원장, 한명숙 국무총리, 고현철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참석했으며 청와대에서는 이병완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