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들 매물 내놓을 가능성도 제기
스피드뱅크, "서울·수도권 주택시장 약세 가속화"
11일 정부가 발표한 1.11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이번 대책이 공급확대보다는 분양가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수급 불안정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한 투기지역의 아파트 담보대출을 1인 1건으로 제한한 문제에 대해서는 다주택자들이 불이익을 받기 전에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이날 정부가 발표한 1.11대책과 관련 "지난해 말 이후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는 서울과 수도권 주택시장이 약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이 같이 전망했다.
박 소장은 "투기수요가 많은 재건축 아파트 값은 분양가 상한제 도입으로 인해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며 "특히 일반분양분이 많으면서 사업초기단계인 5층 이하의 강남구 개포주공, 강동구 고덕주공, 둔촌주공, 송파구 가락시영 등 저층단지들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발표한 1.11대책의 주요 방안에 대한 박 소장의 전망을 정리해봤다.
▲민간택지의 분양원가를 공개하는 방안=건축비 등을 과다 계상하는 방법으로 분양가를 부풀렸던 관행에 제동이 걸리게 돼 단기적으로 분양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주택을 짓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수도권 공급 위축으로 이어지고 수급 불안가능성이 있다.
▲민간 분양가 상한제 도입 및 택지비 감정평가액 적용=택지비 부풀리기가 어려워 건설업체들에겐 적지 않은 부담이 있고, 토지 매입비의 시세를 인정받지 못해 건설사와 지자체간의 분쟁 가능성이 있다. 관리지역이나 주택용지, 도심 자투리 땅값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
▲중대형 채권입찰제 상한액 90%→80%로 하향 조정=중대형 청약 메리트가 더욱 커지고, 실제로 분양가를 주변 시세의 20-30%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건설사들이 중대형 분양가 부풀리기를 할 수 없기 때문에 크게 불리해지며 공급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
▲민간까지 전매제한 확대(수도권 민간택지 중소형 계약후 7년, 중대형 5년)=투자 기간을 장기로 잡아야 하고 자금계획을 잘 짜야 한다. 비인기지역 청약은 신중할 필요가 있는데 전매제한이 길어져 팔지 못하는 애물단지로 작용할 수 있으며, 청약시장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
▲청약 가점제 조기 시행, 2주택자 청약 1순위 감점제=장기 무주택자나 다자녀를 둔 세대주, 연령이 많은 사람 등 가점제 유리한 사람들은 9월 이후로 미루는 것이 좋다. 다만 기존에 중형이상 집이 한 채 있는 사람은 가점제 실시이전에 서둘러 청약을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이며, 2주택자의 경우 청약에서 불이익을 받기 싫으면 비인기지역 주택을 처분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
▲투기지역 담보대출 1인 1건 제한=담보대출 옥죄기에 따라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번 대책의 가장 큰 파장이 예상되지만,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도 있다.
▲토지 채권보상금 금융기관 예치하면 인센티브 제공=토지 보상금 지급에 따른 주변 땅값 상승 요인이 해소될 것으로 보이며, 강남권으로 주택시장이나 상가시장으로 유입되는 문제도 부분 해결될 수 있을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