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국내 최대 제약사인 동아제약의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
동아제약의 주식을 장내 매수 및 배당을 통해 무려 61만8천942주(6.27%)나 확보한 것이다.
이는 현재 동아제약의 지분구조상 이 제약사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을 정도로 비중이 크다.
동아제약의 최대 주주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을 꼽을 수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11월28일 기준으로 8.42%를, KB자산운용은 지난해 9월30일 기준으로 4.78%를 각각 갖고 있다. 그러나 이는 주식투자 운용 차원이지 경영 참여와는 거리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다음으로 동아제약이 자체적으로 자사주 8.15%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주주총회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긴 어렵다.
동아제약의 오너라고 할 수 있는 강신호 회장은 올 1월4일 현재 기준으로 개인적으로 5.2%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을 뿐이다.
이어 둘째 아들인 수석무역 강문석 사장이 3.73%, 수석무역이 1.86%, 유충식 부회장이 2.6%, 넷째 아들인 강정석 전무가 0.5%를 각각 소유하고 있다.
따라서 이 같은 지분상황을 봤을 때 한미약품이 동아제약의 실질적인 2대 주주라고 할 수 있는 셈이다.
어디까지나 "순수 투자 목적"으로 동아제약의 주식을 샀다고 하는 한미약품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에는 동아제약의 주식을 너무 많이 취득했다는게 증권가와 제약업계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한미약품은 2005년 말에 동아제약의 주식을 1.2% 정도 사들인 것이 2006년에도 전격 공개되면서 당시 어떤 의도로 동아제약의 주식을 샀는지에 대한 분석이 분분했었다.
작년은 동아제약이 부자 간의 지분다툼으로 세간의 이목을 끌 때였다.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가 동아제약의 주식을 조금씩 끌어 모으면서 아버지 강신호 회장과 대결하는 모양새를 보임으로써 제약업계는 물론 재계의 관심사로 떠올랐던 것.
당시 증권가에서는 한미약품이 그 틈을 비집고 동아제약의 경영에 참여하기 위해 동아제약 지분확보에 나섰던 게 아니냐는 풍문이 떠돌기도 했다.
아무튼 동아제약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 됐다. 현재로서는 가족지분과 우호지분이 넉넉하기 때문에 경영권을 행사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자평하고 있지만, 취약한 지분구조상 적대적 인수합병(M&A)의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으로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게 중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