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 2024년 가장 눈길을 끈 사진 선정
로이터통신이 2024년 가장 눈길을 끈 사진을 선정하면서 사진작가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전했다.
◆ '주먹 불끈' 도널드 트럼프 사진
사진작가 브렌든 맥더미드는 지난 7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캠페인 집회를 취재하고 있었다. 무대에서 약 200피트(60미터) 떨어진 곳에 있었던 맥더미드는 트럼프의 연설이 시작된 지 몇 분 후 총성의 소리가 들리자 망원 렌즈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귀에서 피를 흘리면서도 지지자들에게 주먹을 치켜든 모습을 담아 냈다. 이후 해당사진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빠르게 확산하며 트럼프의 선거운동에 영향을 미쳤다.
◆ 허리케인 '헬린'으로 침수된 도로에서 차량에 매달린 한 남성
조나단 드레이크는 지난 9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허리케인 헬렌으로 인해 홍수에 휩쓸린 한 남성이 자동차에 매달린 모습을 찍었다. 드레이크는 이 남성이 자신의 체중으로 소형차가 떠내려가는 것을 막으려는 장면을 목격하고 사진을 찍었다고 했다. 그는 "당시 그에게 했던 유일한 말은 떠내려가는 자동차를 막다가 죽을 수도 있다는 경고뿐이었지만 그는 어깨를 으쓱하며 다시 물속으로 들어갔다"고 전했다.
◆ 인도 뉴델리의 오염된 야무나 강
아누슈리 파드나비스는 겨울마다 악화되는 델리의 오염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인도 북부의 야무나 강을 촬영했다. 언뜻 보기에 사진 속의 동물들은 구름 조각 위를 지나가는 모습처럼 보여 초현실적이다. 하지만 실상은 대량의 하수와 산업폐기물이 강으로 흘러 만들어진 유해한 거품이다.
인도에서 가장 신성시하는 소와 버팔로 무리가 반대편의 풀을 뜯기 위해 강을 건너는 장면을 포착해 사진을 찍었다고 파드나비스는 전했다. 그녀는 "인간은 오염된 물에 들어갈지 말지 선택이 가능하지만 동물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채 일상을 고수한다"고 안타까워했다.
◆ 혜성 C/2023(츠친산-ATLAS)
데이비드 스완슨은 '츠친산-ATLAS'로 알려진 혜성 'C/2023 A3'의 사진을 찍기 위해 캘리포니아사막 보호구역에 있는 트로나 피나클을 최적의 장소로 결정했다. 트로나 피나클은 별 촬영 명소인데다 외계 행성처럼 생긴 특이한 지형 때문에 SF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스완슨은 10월 12일 일몰 직후 혜성의 시간과 대략적인 위치를 알려주는 앱을 사용했다. 그는 "혜성 C/2023 A3기 진짜 있었다. 평생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 철조망에 가로막힌 이민자
베네수엘라 출신 이민자 엘리아나(22세)는 세 살배기 딸을 안고 미국 텍사스주로 드어가기 위해 엘파소 리오그란데 강변의 철날카로운 철조망을 통과하려다 실패했다. 사진작가 아드리스 라티프는 다른 이민자들이 울타리에 구멍을 뚫는 동안 철조망에 걸린 그녀를 만났다고 했다. 라티프는 "엘리아나의 목표는 철조망을 뚫고 국경 장벽을 향해 100미터를 돌진한 후 이민국 직원에게 투항하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 일본 항공기 충돌 화재
이세이 카토는 도쿄 사무실에서 지진 사진을 편집하던 중 하네다 공항에서 비행기 충돌 사고가 발생해 항공기에 불이 났다는 뉴스를 접했다. 인명 피해가 클 것을 우려한 카토는 동료와 함께 현장으로 달려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최적의 지점을 찾아냈다. 카토는 "공항 터미널 건물 옥상에 도착했을 때 이미 항공기는 화염에 휩싸여 있었고 승무원과 승객의 안전은 전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 2024 파리 올림픽 기간 중 일몰 후 성화대와 개선문
크리스티안 하트만은 7월 26일 파리 올림픽 개막식을 본 순간, 열기구에 매달린 올림픽 성화대의 모습이 올림픽을 상징하는 장면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트만은 파리의 개선문 안에 이 이미지를 담는 것이 목표였다. 그는 "파리 지도를 분석한 결과 성화와 샹젤리제 거리, 라데팡스 비즈니스 지구의 에스플러네이드가 완벽하게 일치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 미국 아티스틱 수영 국가대표팀
스테판 베르무스는 지난 8월 파리 올림픽 기간 동안 미국 아티스틱 수영 대표팀의 경기를 촬영하기 위해 수중 로봇 카메라를 사용했다. 카메라가 수영 대표팀을 따라 옆으로 움직이는 기술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베르무트는 설명했다. 그는 "제가 사용한 카메라는 수영장 가장자리에 부착된 방수 하우징 안에 있다"며 "하우징은 렌즈의 절반은 물속에 있고 절반은 물 위에 있도록 배치되어 있다. 카메라는 노트북에서 잘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 타히티서 올림픽 서핑 연습하는 서퍼
카를로스 바리아는 타히티에서 열리는 서핑대회에서 꿈의 임무를 맡았다. 그는 "서핑 사진작가들은 조용하고 인내심이 강하다. 그들은 부서지는 파도의 가장자리에서 몇 시간을 보내며 물과 빛으로 신비로운 형태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 토너먼트 훈련 중인 슬로베니아 티미 자크 선수
스포츠 사진은 다른 어떤 분야보다 찰나의 순간을 포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1월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열린 포힐스 토너먼트를 앞두고 스키 점프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촬영한 카이 파펜바흐의 사진도 마찬가지다. 그가 촬영한 슬로베니아의 티미 자크의 사진은 마치 만화 캐릭터나 머리없는 스키선수를 찍은 것처럼 보였다. 파펜바흐는 "인런에서 스키가 속도를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점퍼가 보이는 짧은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카메라의 프레임이 잘 터지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