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층서 까만 연기 쉴 새 없이 내려와”...당시 긴박했던 분당화재 현장

수영 강습받던 초등생 20여명 지하3층 대피

구조해달라며 창문 통해 A4 용지 날려 보내

소방당국, 240여명 구조·70여명 자력으로 대피

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에 있는 복합상가건물인 BYC 빌딩에서 화재가 발생해 1시간여만에 진화됐다. 불은 이날 오후 4시 37분쯤 건물 1층에 위치한 식당 주방에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목격자와 구조자들은 화재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연합뉴스에 생생하게 전했다.

이날 오후 4시 40분부터 해당 건물 지하 1층 수영장에선 초등학생 20여명이 강습을 받고 있었다. 이들은 불이 나자 강사의 안내로 지하 3층 주차장으로 대피했다가 출동한 소방관과 함께 건물 밖으로 무사히 빠져나왔다.

보조강사로 근무하는 A씨는 "정신을 차리니 밀폐된 수영장에 이미 타는 냄새가 진동을 했고 갑작스러운 사태에 많은 아이가 울음까지 터뜨려 아수라장과 같은 상황을 방불케 했다"며 "이미 위층에서 까만 연기가 쉴 새 없이 내려오고 있어 모두 아래층으로 발길을 돌렸다"고 말했다.

건물 6층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던 B씨는 화재경보기가 울리자마자 동료 직원들과 함께 비상계단을 통해 옥상으로 대피했다. B씨는 "비상계단 두 곳에서 까만 연기가 치솟는 것을 보고 '진짜 불이 났구나' 싶었다"며 "옥상에서 몇몇이 '살려주세요'라고 외치며 겁에 질린 모습도 보였지만 큰 혼선은 없었다"고 전했다.

빌딩 상층부에서는 구조해달라는 의미로 열린 창문을 통해 A4 용지가 쏟아지기도 했다. 맞은편 건물에서 이를 지켜봤던 40대 C씨는 "6층에서 네다섯명이 창문을 열고 종이를 날리며 '살려주세요'라고 외치고 있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BYC 빌딩 화재현장에서 240여명을 구조했고 70여명이 자력으로 대피했다. 구조된 이들은 옥상 150명, 지상 6층 20명(업무시설), 지상 5층 20명(업무시설), 지하 1층 20명(수영장), 지하 5층 30명(주차장) 등으로 분산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