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준비금 2.9조달러 기록...단기자금 거래로 유동성 고갈
블룸버그 "재무부, 인위적 유동성 추가해 준비금 부족 지표 가려"
◆…연방준비제도 청사. 사진=로이터통신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의 지급준비금은 올해 1월 1일 기준 1주일 전보다 3260억 달러 감소한 2조890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년 반 만에 가장 큰 주간 감소폭이다.
지급준비금이 이처럼 대폭 감소한 이유는 은행들이 연말 규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환매조건부채권 매입과 같은 대차대조표상 자금 확대 활동을 줄였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현금을 단기자금 거래로 이동하면서 연준 대차대조표의 다른 부채에서 유동성이 고갈된 것이다. 환매조건부채권은 금융기관이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되사는 조건으로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이에 따라 환매조건부채권 잔액은 12월 20일부터 12월 31일 사이에 3750억 달러 증가했다가 지난 2일 2340억 달러 감소했다. 동시에 연준은 양적 긴축(QT) 프로그램을 통해 금융 시스템에서 잉여자금을 줄여나가고 있으며 은행들도 단기자금융자프로그램(BTFP)의 대출자금을 계속 상환하면서 유동성을 줄이고 있다.
미국 정책 입안자들은 연방기금 금리 목표 범위의 하단에 맞추기 위해 환매조건부채권 금리를 조정하는 등 대차대조표를 계속 축소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정책 입안자들이 양적완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전략가들은 적정 지급준비금의 적정 보유액을 얼마로 봐야하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에선 완충액을 포함하여 3조~3조2500억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지난 2019년에 발생한 지급준비금 부족 사태를 반복하지 않고 얼마나 오랫동안 양적 긴축을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19년 9월 미국 금융권에서는 '레포 위기'로 불리는 단기자금 시장 유동성 부족 현상이 나타나 큰 혼란을 겪었다. 당시 단기자금 시장에 갑자기 유동성이 고갈돼 환매조건부채권 금리가 하루 만에 2%에서 10% 이상으로 급등하자 연준이 개입해 시장이 진정된 바 있다.
블룸버그는 "최근 부채 한도가 복원됨에 따라 정책 입안자들이 이상적인 수준을 판단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며 "재무부가 부채 한도를 유지하기 위해 취하는 조치가 금융 시스템에 인위적으로 유동성을 추가하고 지금준비금 부족 지표를 가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