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윤 대통령과 얘기할 이유 없어.. 약한 지도자와 협상 안 해”

문정인 “트럼프, 누구든지 권한 가진 자가 나오라고 하는 것”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일부 지지자들이 탄핵 정국의 혼란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편'으로 연결 짓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는 "지금 윤 대통령처럼 어려운 입장에 있으면 이야기할 하등의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교수는 21일 오후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협상 패턴은 분명하다. 약한 지도자와 협상 안 하고 강한 지도자와 협상을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 탄핵 정국을 맞닥뜨리자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하는 시민들은 태극기·성조기를 흔들거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즐겨 쓰는 '마가(MAGA)' 모자와 비슷한 빨간 모자를 쓰고 'Stop the Steal'이라는 피켓을 드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문 교수는 이어 한국 극우주의자와 미국 극우주의자 간 연결 가능성에 대해서 "미국 복음주의 신앙을 가진 분들과 한국의 극우분들과 비슷하다"며 "기독교 신자로서 복음주의적 성향이 강하고 이들 사이 연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원리주의 개신교 신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영향이 상당하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내정 간섭은 가급적 하지 않겠다고 하는 입장이고, 가치에 크게 비중을 그렇게 두지 않기 때문에 그 영향력은 두고 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문 교수는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윤 대통령 측에 어떤 견해를 갖고 있다고 추정하나'라는 질의에는 "신경 안 쓸 거다. 트럼프 입장은 누구든 권한 가진 자가 나오라고 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아울러 "트럼프가 푸틴·시진핑·김정은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권력을 장악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며 "지금 윤 대통령처럼 어려운 입장에 있더라면 그 사람과 얘기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부연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3차 변론기일에 직접 출석했다. 윤 대통령이 헌재에 직접 출석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지자들도 이날 낮부터 성조기·태극기 등을 가지고 헌재 앞으로 모여들어 "탄핵 반대"를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