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 심판원장 '4파전' 양상…팽팽한 물밑접전
재정경제부에 인사폭풍이 불어닥치고 있다.
박병원 재경부 제1차관이 사의를 표명하고 우리금융지주 차기회장 공모에 응모한 데 이어 고위직(고공단 이전 1급) 인사인 유재한 정책홍보관리실장과 채수열 국세심판원장도 연달아 사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또다른 고위직 인사의 사퇴가 이어질 것이란 소문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편승, 재경부는 고위공무원단 이상 인사 적체현상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위직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감에 따라 후속 인사의 폭이 상당할 전망이다.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기정사실화 된 셈. 권오규 부총리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대규모 인사로, 사실상의 '새판 짜기'다.
□ 후임 제1차관 누가 될까? =청와대는 이르면 오는 8일 후임 재경부 제1차관 인선을 마무리 할 방침이다. 현재 제1차관 후보로는 진동수 재경부 제2차관(행시 17회)을 필두로 김석동 금감위 부위원장(행시 23회), 윤대희 청와대 경제정책수석(행시 17회)등이 거론되고 있다.
임영록 차관보(행시 20회), 김용민 조달청장(행시 17회), 김성진 국제업무정책관(행시 19회) 김대유 통계청장(행시 18회)등도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김대유 청장이나 김용민 청장 등 외청에 나가있는 인사가 차관으로 올 경우 후임 외청장 인선이 이어지기 때문에 재경부 본부 고위직(1급)에 빈자리가 더 생겨 인사폭이 더욱 커지게 될 전망이다.
□ 정책홍보관리실장 사퇴, 새로운 주인은? =유재한 정책홍보관리실장이 7일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재경부 요직 중 요직인 정책홍보관리실장 후속인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자리에는 차관승진이 좌절될 경우 임영록 차관보가 옮겨 앉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10월 재경부는 '조원동 현 경제정책국장(행시 23회)을 차관보, 임영록 당시 금융정책국장을 정책홍보관리실장으로'라는 밑그림을 그렸다가 실패, 조원동 국장을 유임시키고 임 국장을 차관보로 기용했었다.
이번에 유재한 정책홍보관리실장이 물러남에 따라 당초 재경부가 그려놨던 그림대로 임영록 차관보를 정책홍보관리실장으로 조원동 국장을 차관보로 승진 기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 타오르는 '후임 심판원장 인선', 밀고 당기는 '각축전'? =채수열 심판원장의 사퇴는 몇 개월 전부터 예상된 일. 그 동안 '입소문을 통한 저울질' 수준에 머물러 있던 후임 인선과 관련한 말들이 채 원장의 사의 표명과 더불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후임 심판원장 인선이 이번 고위직 인사에서 가장 치열한 '각축전'이 될 것이란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심판원장 '재목'으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만 3∼4명에 달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접전양상이다.
현재 후임 심판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가나다순) 김도형 재경부 조세기획심의관(행시 21회), 이광호 심판원 상임심판관(행시21회), 이희수 재경부 조세정책국장(행시 22회) 등.
벌써부터 '이이(李-李)의 전쟁'이 될 것이란 전망이 흘러나오는 등 이광호 국장과 이희수 국장의 이름이 우선적으로 거명되고 있다.
이광호 국장은 재경부(정책)-관세청(행정)을 거쳤다는 경력이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2005년부터 상임심판관으로 일해오며, 심판원 내부조직을 잘 알고 있다는 것도 장점.
이희수 국장도 지난해 조세정책국장으로 발탁, 1년여 간 조세정책 입안 업무를 무리 없이 수행, '주가'를 높여 놓은 케이스. 부총리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이 플러스 요인.
김도형 국장도 재경부, 국세청, 심판원 등 세제파트의 여러 분야에서 쌓은 전문성과 꼼꼼한 업무스타일을 바탕으로 '후임 심판원장감'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이와 함께 재경부와 국세청간 인사교류에 따라 재경부로 자리를 옮기게 된 허종구 국장(국세청 개인납세국장)도 '다크호스'로 거론되고 있다.
허 국장은 행정고시 21회에 합격해 재경부 세제실과 심판원에서 잔뼈가 굵었다. 이후 청와대 경제비서실 조세담당 행정관을 거쳐 국세청 법무·기획과장, 중부국세청 조사2국장, 국세청 개인납세국장 등 세제와 세정을 두루 섭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