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 30분께 경선준비위에 이명박 X파일 제출
정인봉 변호사가 15일 한나라당 경선준비위원회에 '이명박 X파일'을 제출했다.
정 변호사는 이날 1시30분께 국회 한나라당 사무총장실을 방문해 맹형규 의원(경선준비위 부위원장)에게 하늘색 보자기에 담긴 서류 꾸러미를 제출한 뒤 복도에서 약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정 변호사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해 "그분의 활동성·역동성은 존경하지만, 공인으로서의 도덕성에는 문제가 있다"며 "(자료가 공개되면) 이 전 시장이 무척 아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료의 신빙성에 대해 "진실에 무슨 물타기가 있나? 진실은 하나 아니냐?"며 "3월말까지는 검증이 다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법률특보 사퇴서는 직원을 시켜 캠프에 제출하겠다"고 하면서도 "박근혜 의원을 사랑하기 때문에 사퇴 후에도 일할 기회가 있으면 일 하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정 변호사는 "내가 죽고 한나라당이 산다면 출당 조치도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경선준비위는 오후 2시부터 회의를 열어 'X파일'의 처리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김수한 경선준비위원장은 회의 시작에 앞서 실무자에게 "서류는 어디에 두었냐"고 묻는 등 자료의 보안 유지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당내에 후보 검증을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당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정 변호사가) 돌출행동을 한 것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1신 : 15일 오전 10시 55분]
정인봉 '이명박 X파일' 기자회견 또 취소
정 변호사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기자를 만나 "박근혜 의원의 법률특보 직은 사퇴하지만, 국회에서 기자회견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 윤리위원회의 공식적인 소환 통보가 없는 상황에서 이날 윤리위에도 출석하지 않고, 특보 사퇴서도 우편으로 보낼 계획이다.
그는 "윤리위가 부르지도 않는데 내가 굳이 가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하면 너무 '오버'하는 것으로 비치지 않겠냐? 설 연휴 전에 뭔가 터뜨리려고 안달복달하려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박 의원을 지원하기 위해 펴낸 번역서('대처 리더십')의 출판기념회(15일 오후 6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를 앞두고 'X파일'을 공개하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검증을 비켜갈 수 없다는 소신을 전혀 굽히지 않았다. 작년 3월 이 전 시장의 '황제 테니스' 파문이 불거졌을 때 그가 이 전 시장을 적극 엄호했던 것을 생각하면 180도 입장이 바뀐 셈이다.
"이른바 '황제 테니스'는 일시적인 사안이고 본의 아닌 실수로도 볼 수 있다. 이 전 시장도 내가 아끼는 사람이지만, 이런 게 드러나지 않고 그냥 가면 당 전체가 혼란에 빠질 것이 분명하다. 혹시라도 이 전 시장이 후보가 된 후에 당이 '후보 교체론'으로 시끄러워지면 어떻게 뒷감당을 하려고 하나?"
그러면서도 정 변호사는 세간의 풍문으로 나도는 출생 문제를 거론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못 박았다. 그는 "본인 스스로 출생과정을 결정할 수 있나? 그런 걸 문제 삼는 건 진짜 나쁜 놈들"이라면서도 "공인의 도덕성과 출생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기자가 'X파일'의 실체가 뭐냐고 물음을 계속 던졌지만 그는 끝내 말문을 열지 않았다.
그는 "경선준비위원회 내부에 후보검증위가 만들어졌으니 내가 가진 자료는 경선준비위에 제출하겠다"며 "진실이 밝혀지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길어야 한두 달"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그러나 이 전 시장 측은 정 변호사가 두 차례나 기자회견 계획을 흘렸다가 번번이 번복한 것만으로도 '당초의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명박 캠프의 정태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 변호사가 자꾸 시간을 끌어서 이 전 시장에 대한 불순한 이미지를 설 연휴 여론조사에 반영시키려고 하는 것같다. 질 나쁜 정치공작이 이뤄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 전 부시장은 "정 변호사가 얘기하겠다는 내용은 이미 언론에 여러 차례 보도됐던 것으로 새로울 게 없다"며 "본인이 떳떳하다면 하루속히 기자회견을 하라"고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