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5월 종합소득세 과세표준 확정신고를 위해 세무서를 방문한 사업자 A씨. A씨는 당시 세무서에 마련된 '자기작성교실'에서 세무서 직원 최 모씨의 안내를 받아 신고서를 작성해 제출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오류'가 발생했다. 복식부기의무자로서 기준경비율에 의해 소득금액을 산정해 신고했어야 하지만 단순경비율을 적용, 2100여만원의 소득금액이 과소신고된 것.
과세관청은 A씨에게 종합소득세 350만원과 일정액의 가산세(신고불성실)를 납부하라는 내용의 고지서를 발부했다. A씨는 "세무서 직원의 안내에 따라 신고한 것인데 책임을 지우고 가산세까지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며 과세불복 청구를 제기했다.
국세심판원은 20일 A씨가 제기한 과세불복 청구를 기각했다. 알고 보니 A씨에게 도움을 준 최 모씨는 세무서 직원이 아닌 세무서와 같은 건물을 쓰는 한 회사의 경리담당 직원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심판원에 따르면 A씨는 당시 자기작성교실에서 신고안내를 하는 직원 B씨에게 문의해 신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당시 해당 세무서에는 최 모씨라는 직원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A씨는 직전년인 2003년 5월 종합소득세 확정신고시에도 같은 실수(단순경비율)를 저질러 100여 만원의 세금을 경정고지 받은 전력이 심판원 조사 결과 드러났다.
심판원은 결정문을 통해 "현행 법상 납세자가 법령을 오인한 것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가산세 부담을 피할 수는 없다"며 "또한 세무공무원의 잘못된 설명을 믿고 신고·납부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해도 관계 법령에 어긋날 경우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심판원은 이어 "A씨의 신고를 도와준 최 모씨는 세무공무원이 아닌 다른 회사 경리담당자였다는 것이 확인됐고 설사 최 모씨가 세무공무원이었다 해도 신고안내는 행정서비스에 해당될 뿐 행정청의 공적 견해표명이라 보기 어렵기 때문에 가산세 부과는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