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근속연수는 16년..상장사 평균의 2배
금융 공기업 직원들의 평균연봉은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등에 공표된 액수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공기업들의 평균연봉은 사실상 9천만원을 넘었거나 육박하는 수준이다.
또 금융 공기업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16년으로 상장사 평균의 2배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기획예산처와 공기업 등에 따르면 대부분의 공기업들은 공식적인 급여 외에 시간외수당, 연월차수당, 복리후생지원 등을 받고 있으나 이런 내용들은 평균연봉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공기업들의 임금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는 방법이 강구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금융 공기업 실제 연봉 훨씬 많다
금융 공기업들의 평균연봉을 액면 그대로 비교하는 것은 쉽지 않다.
복리후생비, 시간외수당, 연월차수당 등 '사실상 급여'에 해당되는 여러 항목들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 공기업들이 인정한 부분적인 내역만을 감안해도 일부 금융 공기업 직원들의 평균연봉은 9천만원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은행은 작년말에 기획처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을 통해 2005년 기준으로 직원 1인당 평균연봉이 8천557만원이라고 공표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지만 작년에는 1인당 평균연봉이 8천650만원으로 상승했다"면서 "1인당 평균 시간외수당 85만원, 연월차수당 200만원 등은 평균연봉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시간외수당.연월차수당을 합하면 산업은행의 평균연봉은 8천900여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계산됐다.
증권선물거래소는 직원들의 1인당 평균 연봉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2005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상 총급여액은 603억6천800만원으로 임원을 포함한 임직원 736명으로 나누면 1인당 8천200만원으로 계산된다.
여기에다 급식비 6억3천500만원, 복리비 64억4천900만원 등까지 감안하면 1인당 '실제 인건비'는 9천만원에 가까운 것으로 계산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복리비에는 체력 단련비, 병원입원 위로금, 명절 지급액 등 상당히 많은 항목들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작년도 임금인상률 2.0%를 적용하면 2006년도 거래소의 '사실상 연봉'은 더욱 많이 올라간다.
한국은행은 2005년 기준 평균연봉이 7천463만원이라고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적으로 공개했으나 실제 연봉은 이보다 훨씬 많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2005년 기준으로 1인당 연월차수당은 486만원, 1인당 시간외수당은 28만원으로 계산됐으며 이 액수는 평균연봉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작년의 평균 임금인상률 2.0%를 적용하면 1인당 연봉은 8천만원을 웃도는 것으로 계산됐다.
기업은행은 작년의 1인당 평균임금이 6천800만원으로 전년의 6천500만원에 비해 300만원이 올라갔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은행도 1인당 시간외수당 50만∼60만원, 연월차수당 250만원 가량을 합하면 작년 평균연봉은 7천만원을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출입은행은 직원들의 평균연봉은 2005년 7천380만원에서 작년에는 7천500만원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평균연봉에 포함되지 않은 연월차수당은 450만원, 시간외수당은 100만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수출입은행의 연봉은 적어도 8천만원에 이르는 셈이다.
금융감독원은 2005년의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이 7천418만원이라고 공시했으며 2006년도 임금인상률 3.0%를 적용하면 7천600여만원으로 계산된다.
금감원은 학자금.의료비지원액을 비롯한 복리후생비, 연월차수당, 시간외수당 등은 홈페이지에 공개한 연봉수치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복리후생비나 연월차수당 등의 항목들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역을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획처 관계자는 "연월차수당.시간외수당은 불규칙한 측면이 있어 평균연봉에 포함되지 않도록 했다"면서 "급여성 복리후생비는 모두 평균연봉에 포함시키도록 했으나 제대로 반영했는지 일일이 점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행 방식으로는 공기업들의 연봉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데다 복리후생비.시간외수당.연월차수당 등 다른 방식으로 사실상의 급여가 편법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 금융공기업 평균 근속연수 16년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과 해당기관에 따르면 금융공기업들의 평균 근속연수(2005년 기준)는 15.8년으로 계산됐다.
기업은행이 18.4년이었고 한국은행 18.0년, 산업은행 15.6년, 수출입은행 13.5년이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퇴직자의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평균연령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상장사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05년 상반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상장사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8.0년으로 계산됐다.
따라서 금융공기업의 평균 근속연수는 상장사들의 2배에 이르는 셈이다.
기획처가 잠정 분류한 공기업(시장형.준시장형)과 기금관리형 준정부기관들의 평균 근속연수도 상당히 높았다.
조폐공사가 19.4년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한국전력 17.3년, 석탄공사 17.1년, 국민건강보험공단 16.2년, 농촌공사 15.5년, 공무원연금관리공단 15.2년 등의 순이었다.
이밖에 ▲KOTRA 12.8년 ▲토지공사 13.3년 ▲관광공사 11.0년 ▲가스공사 10.9년 ▲석유공사 11.1년 ▲한국감정원 13.0년 ▲산업단지공단 11.9년 ▲수자원공사 13.5년 ▲지역난방공사 9.9년 ▲마사회 12.0년 ▲환경관리공단 8.7년 ▲대한주택보증 9.1년 ▲도로공사 13.0년 ▲신용보증기금 13.3년 ▲기술신용보증기금 10.8년 ▲국민연금공단 10.2년 ▲근로복지공단 8.5년 ▲수출보험공사 10.3년 ▲체육진흥공단 9.3년 ▲문화예술위원회 15.0년 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