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의 연간 세수실적은 다양한 부분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곤 하는데 그 가운데서도 세무서별 세수실적은 내부적으로는 일종의 자존심(?) 대결구도가 그려질 정도로 흥미로운 통계이다.
특히 세무서별 세수실적 1위의 자리는 그만큼 국세청에 기여도가 높다는 점에서 일선에서는 자랑거리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일선 세무서들의 이러한 세수실적 추이가 세무서의 개별 노력보다는 법인세를 비롯한 각종 세금의 비중이 큰 기업들을 관내에 얼마나 많이 보유하느냐에 달려 있으니 업치락 뒤치락하는 '세수실적 1위' 자리는 또 언제 바뀔지 모르는 게 사실이다.
특히 대규모 세수를 자랑하고 있는 세수실적 1, 2, 3위의 세무서들의 희비는 이러한 기업들의 경영상황이나 시장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교차될 수 있는 환경이다.
SK, S-OIL 등 주요 정유회사의 교통세를 등에 업은 울산세무서와 주요 은행들의 본점이 밀집한 남대문세무서, 국내 증권사들의 집합소인 여의도를 관내로 장악하고 있는 영등포세무서의 3자 대결 구도가 바로 그것.
지난 2005년 이들 3개 세무서의 순위를 변동시킨 것은 SK텔레콤의 남대문세무서 관내로의 이동이었다.
남대문 세무서는 2004년에는 울산, 영등포세무서에 이어 3위에 머물렀었지만 2005년에는 관내 세수의 10%에 육박하는 6832억원을 법인세로 납부한 SK텔레콤이 이사해 오면서 1위 자리에 등극했고, 울산은 2위, 영등포세무서는 3위로 한칸씩 밀려났다.
2006년에도 SK텔레콤의 위력은 남대문세무서를 1위로 유지하게 만들었으나 2위 자리에는 변동이 있었다.
2006년 세수 8조원을 돌파한 남대문세무서의 뒤를 이은 곳은 전년도 3위였던 영등포세무서.
이번에는 증권거래세의 위력이 발휘됐다.
2006년 고유가와 북핵문제 등 국내경기가 어려웠음에도 주식시장은 상당한 호황을 누린 덕분에 영등포세무서는 7조4000여억원의 세수를 거둬 7조원을 밑돈 울산세무서를 가볍게 눌렀다.
영등포세무서가 2006년에 거둬들인 증권거래세는 2005년보다 1500억원 이상이 늘어난 2조3884억6000만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유가증권시장의 증권거래시 부과되는 농어촌특별세도 증권시장의 호황과 함께 2005년 9577억원보다 늘어난 1조1522억원을 기록하며 영등포세무서의 2위 탈환을 도왔다.
국세청 전체 증권거래세의 95%, 농어촌특별세의 55%를 장악하고 있는 영등포세무서의 힘이 발휘된 것.
그러나 5000억원 안팎의 세수차이를 보이고 있는 이들 세무서들간의 순위변동은 특정 세수의 집중도가 높은 만큼 SK텔레콤급 기업의 세적지 이동은 물론 경제상황변화에 따라 또다시 뒤집힐 가능성도 높다.
2007년에도 주식시장의 전망이 어둡지 않다는 분석속에 또 어떤 요인이 최고세수실적 세무서의 순위변동을 가져올지 관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