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교양강좌 유지 '마교수 강단에 계속 선다'
홈페이지에 음란물을 올린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연세대 마광수(56) 국문학과 교수가 주임검사에게 '즐거운 사라'를 '선물'한 사실이 20일 알려졌다.
마 교수는 이날 "지난 15일 서부지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며 "검사가 15년 전의 시각으로 '즐거운 사라'를 재단할 수 없어 읽어봐야 한다며 한 권을 달라고 해서 참고 자료로 선물했다"고 밝혔다.
마 교수는 대법원에서 음란물 판결을 받은 자신의 소설 '즐거운 사라'와 간행물윤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시와 콩트의 음란성 수위를 두고 4시간에 걸쳐 조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마 교수는 "옛날 잣대를 쓰는 게 옳은지 검사도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더라"며 "특히 사진으로 문제가 됐던 게시물은 헬무트 뉴튼이라는 독일 사진작가의 작품으로 한 언론사에서 사진전까지 열었던 것이었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마 교수의 사법처리에 대해 "홈페이지 게시물을 모두 검토했고 본인 소환을 통해 조사도 마무리했다"며 "마 교수 사건은 이번 주중에 최종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작(盜作)으로 연세대 재단 징계위원회에도 회부된 마 교수는 21일 오전 열리는 2차 징계위에 출석해 비위를 소명하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참석하지 않을 계획이다.
마 교수는 "참석하지 않기로 하고 대신 소명서를 주말에 보냈다"며 "구체적인 건 말 못하지만 '무조건 잘못했다'고 썼고 결정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관계자는 "논의가 길어지면서 3차 징계위원회가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마 교수가 참석하지 않는다면 내일 징계위에서 징계 여부와 수위가 사실상 결정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교무처 관계자는 마 교수의 수업에 대해 "국문학과의 제안을 받아들여 전공과목은 최근 폐강이 확정됐지만 교양과목 '연극의 이해'는 마 교수가 계속 맡을 예정이며 현재 수강신청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마 교수는 작년 11월 음란물을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린 혐의로 입건됐고 올해 1월에는 제자와 지인의 시를 자신의 시집 '야하디 얄라숑'에 게재한 사실이 드러나 곤욕을 치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