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중국 정부의 강도높은 긴축 정책으로 세계 증시가 급락세를 보인 것과 전날 위안화 절상 우려 등으로 중국 증시가 9% 가까이 폭락하면서 전세계 증시가 패닉상태에 빠진 것이 닮은꼴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3년 전에 취해진 고강도 긴축정책은 중국경제의 경착륙 우려를 동반한 것인 반면 이번 조치는 주식시장의 과열 통제에 국한된 것이어서 사정이 다르다고 진단했다.
당시 차이나쇼크는 펀더멘털 훼손 우려와 함께 3개월 이상 국내 주식시장에 암운을 드리웠지만 이번에는 중국 주식시장 내부의 문제이기 때문에 단기 급락에 그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국 쇼크로 세계증시 패닉 = 전날 중국 증시가 9% 가까이 폭락한 상황에서 세계 증시의 방향타 역할을 하는 뉴욕증시의 주요지수마저 3% 이상 급락세를 보이자 세계 각국 증시는 일제히 추풍낙엽처럼 떨어졌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 증시는 2~3%대 하락세를 보였으며 브라질과 멕시코, 폴란드 등 신흥시장은 4~6%대 급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오후 1시 현재 일본과 홍콩, 싱가포르, 한국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3~4%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 세계 증시 급락은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이 원인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2004년 '차이나쇼크'와 공통점이 있다.
그해 4월 말 중국 정부가 경기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일부 업종에 대한 대출금지와 금리인상, 위안화 절상 시사 등을 골자로 하는 강도 높은 긴축정책을 발표한 이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지수가 단기간 7% 정도 급락한 것을 비롯해 세계 증시가 충격에 빠졌었다.
특히 차이나쇼크로 직격탄을 맞은 한국 증시는 그해 4월23일 936.06으로 단기고점을 찍은 이후 5월17일에 728.98포인트까지 떨어졌다. 15거래일 동안 무려 207.08포인트(22.1%)나 급락한 셈이다.
이번 중국 쇼크는 세계 각국 증시가 사상최고가 행진을 벌이며 가격부담을 느끼는 와중에 발생한 것이어서 우려를 더해주고 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중국 급락은 단기적으로 신흥시장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뉴욕 증시 폭락은 또 다른 차원으로 선진국 증시의 추세적 하락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기의 악화 가능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상당기간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통상 장기 상승추세에서 발생하는 급락은 단기적인 반등을 수반하지만 이번에는 2004년 4월의 차이나쇼크 국면과 같은 장기(당시 4개월간 23% 하락) 조정국면에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2004년 '차이나쇼크'와 다르다" = 그러나 3년 전 중국의 긴축정책과 이번 주식시장 과열 억제정책은 성격이 다른 만큼 주식시장의 미치는 파급효과에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2004년 긴축정책은 고정자산투자가 과열수준까지 올라가면서 과열 우려 업종에 대한 대출금지와 금리인상 등이 골자였던 반면 이번에는 주식투자 대출금지와 불법 주식투자 근절 방안 등 주식시장에 초점을 맞춘 규제라는 점에서 다르다"고 지적했다.
오 파트장은 "당시 긴축정책은 펀더멘털 훼손으로 연결될 수 있어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었지만 이번에는 주식시장의 과열을 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철저하게 중국 시장 내부 문제"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중국 증시와 국내 증시의 상관관계는 다른 증시와 비교할 때 매우 낮은 수준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작년 이후 코스피지수와 상하이A 지수의 상관계수는 0.4로 미국 S&P500(0.67), 일본 닛케이평균주가(0.82), 인도 봄베이30(0.62%)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단기적으로는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자산배분 과정 속에서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한요섭 대우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자금은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중국 증시의 비중을 줄이고 있는 반면 한국과 일본 등 여타 시장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며 중국 증시 급락으로 이 같은 자금 이동이 보다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