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재경위, EITC 공청회 개최
오는 2008년부터 시행되는 근로장려세제(EITC)의 성공 여부는 근로자 및 자영업자에 대한 소득파악문제에 달려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단계적인 적용대상 확대에 따라 재원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국채발행이나 '증세' 없이 추가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
2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가 개최한 'EITC에 관한 공청회'에서는 대체로 조세지원을 통해 근로의욕을 고취한다는 EITC의 도입취지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소득파악과 재원조달 문제가 제도도입의 핵심적 문제라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됐다.
이상은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소득을 파악하지 못하면 EITC의 수급대상 및 급여수준의 설정을 할 수 없다"며 "제도시행 이후 근로자가 소득에 대해 허위 또는 과대신고할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소득파악에 대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고 특히 국세청에 관련 조직을 확대해줘야 할 것"이라며 "국민들의 소득파악에 대한 인식도 사회보장 자체를 효율적으로 하고 국민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병목 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득파악이라는 문제는 EITC의 시행뿐만 아니라도 조세제도의 신뢰성 측면에서 국세청이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야 할 문제"라며 "EITC의 시스템을 통해 소득파악을 촉진할 수 있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명광 열린우리당 의원은 "부정수급자 막기 위해 국세청 전산망이 준비돼 있어야 하는데, 국세청에 확인해 봤더니 전산시스템이 준비중이라서 아직 설정된 것이 없다고 했다"고 우려했다.
또한 EITC의 적용대상 확대에 따른 재원조달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유경문 한국납세자연합회 사무총장은 "현재 국채의 증가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EITC 재원을 국채에서 끌어올 경우 중장기적으로 국민경제에 어려움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며 "특정 세목신설이나 세율인상도 납세자가 수긍하기 어렵기 때문에 재원마련대책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명광 의원도 "정부의 추진계획에 의하면 제도의 전면 시행단계에 들어가면 2조5000억원의 재원이 필요한데 이를 자연적인 소득세 증가분에 의해 충당한다는 대안이 나와 있다"며 "향후 소득세 증가분과 소득파악률 및 경제성장률 등이 정부의 예상대로 될지 여부는 확실치 않기 때문에 추가 재원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허용석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은 이와 관련해 "EITC의 시행을 위해서는 소득파악과 재원조달의 두 가지 여건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며 "앞으로 3년 정도의 시험단계를 거쳐 시행성과를 봐가면서 점진적으로 (적용대상 및 급여액을)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