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성실납세의식을 갖춘 상인과 거래를 한 근로자라면 거래를 하면서 현금영수증을 미처 챙기지 못했더라도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생겼다.
국세청이 소비자가 현금영수증 발급을 요청하지 않는 경우에도 현금영수증가맹점이 자진해서 국세청이 지정한 '010-000-1234'번으로 현금영수증을 발급할 수 있도록 하는 '현금영수증 자진발급제'를 5일부터 시행하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5일 "지난 연말정산 때 미처 받아두지 못한 현금영수증에 대해서도 소득공제를 소급해서 적용해 해달라는 민원이 많았다"며 "이를 해소하고 현금영수증 주고받기가 국민들의 생활 속에 완전 정착되도록 현금영수증 자진발급제도를 시행키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금영수증 자진발급제도는 신원을 알 수 없는 소비자가 거래대가를 현금으로 지불하면서 현금영수증을 요청하지 않은 경우, 가맹점이 소비자의 신분을 알지 못해도 국세청이 지정한 코드(010-000-1234)로 현금영수증을 자진해서 발급할 수 있도록 한 것.
이후 소비자가 뒤늦게 영수증을 제시하며 과거 거래에 대한 현금영수증의 소급발급을 원할 경우, 가맹점은 "010-000-1234번으로 이미 발급된 자료가 국세청에 있으니, 이를 손님의 거래로 전환시켜 줄 것을 국세청에 요청하라"고 말하면 된다는 것.
소비자가 관련 내용의 증빙을 국세청에 제시하면, 국세청은 010-000-1234번으로 거래된 내용을 소비자 발급분으로 전환시켜 근로소득 연말정산시 소득공제가 가능해지도록 조치한다는 것이 제도의 핵심이다.
또 학원·중개업소 등과 같이 소비자의 인적사항을 파악할 수 있는 가맹점의 경우는 원한다면 국세청 지정코드로 발급하지 않고, 소비자의 주민등록번호 등으로 직접 현금영수증을 발급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가맹점이 현금영수증 자진발급제도에 따라 자진 발급하지 않더라도 이를 강제할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아, 제도성패의 열쇠는 전적으로 가맹점의 성실납세의식에 달려있다.
이와 관련 국세청은 "가맹점 입장에서도 소비자의 발급요구와 관계없이 자진 발급하면 나중에 소비자와의 마찰을 방지, 우수단골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며 "자진발급한 경우 현금영수증 매출분에 대한 세금공제(매출액의 1%) 혜택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오는 7월부터 도입되는 '현금영수증 발급거부 신고(신고하면 건별 5만원의 포상금 수여)'와 관련, 세파라치들의 신고에 따른 불이익(거부금액의 5% 가산세 및 5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국세청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