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가 우리금융지주(주) 회장에 박병원(55) 前재경부 제1차관, 하이닉스반도체(주) 사장에 김종갑(56) 前산자부 제1차관이 내정된 것과 관련, 밀접한 업무연관성을 가졌던 이들에게 취업을 승인한 근거를 공개하라고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촉구했다.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는 6일 "공직자윤리법은 고위공직자가 퇴직 전 업무관련성이 있는 영리사기업체에 취업을 제한하고 있다"며 "최근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업무관련성이 명백해 보임에도 퇴직고위공직자들의 사기업체 취업을 승인한 근거를 대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박 前재경부 제1차관의 우리금융지주(주) 회장 취업승인과 관련 참여연대는 "박 前차관의 취업확인을 요청에 대해 위원회는 2월 22일 취업제한대상에 해당한다고 통보했다"며 "그 이후 일주일만인 3월2일 예외적 사항에 해당한다며 취업을 승인했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박 前차관은 ▲금융정책의 기획 및 조정 ▲금융관련법안의 제·개정 발의를 책임지는 재경부의 1차관으로 최근까지 재직했으며, 예금보험공사의 최고의결기구인 예금보험위원회에 최근까지 재경부차관 자격으로 위원으로 참여했다.
예금보험공사는 우리은행에 투입한 공적자금을 제공 회수하는 일을 맡고 있을 뿐 아니라, MOU를 체결해 실질적으로 우리은행의 경영에도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 참여연대 주장이다.
이와 관련 참여연대는 "박 前차관이 퇴직 전에 수행한 업무는 공직자윤리법에서 정한 재정보조를 제공하는 업무와 업무처리방법에 따라 기업체의 재산상의 권리에 직접적인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인정되는 업무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참여연대는 "우리금융지주(주)는 명백하게 취업제한대상 영리사기업체에 해당한다"며 "위원회가 박 전 차관에 대해 취업승인을 해준 근거가 뭐냐"고 공개 질의했다.
하이닉스반도체(주) 사장에 지난 2월 공모한 김 前차관 역시 반도체 소자·재료·제조장비산업관련 기본정책을 수립·추진하는 산업자원부의 차관으로 2007년 2월까지 재직하고, 지난 1년간 하이닉스 이천공장의 증설과 관련한 업무를 감독했다는 것이 참여연대 주장이다.
참여연대는 "고위공직자의 직무관련 영리사기업체 취업이 매우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지만, 위원회는 지난 1년간 112건의 취업확인 요청에 대해 단 2건만 취업불가 결정을 내렸다"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참여연대는 "이는 위원회 활동이 유명무실하고 사실상의 거수기 역할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해 주는 것"이라며 "위원회의 활동이 퇴직공직자의 취업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취업을 조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참여연대는 이날 밀접한 업무관련성에도 불구 두 전직 차관의 취업을 전원합의 결정을 통해 승인한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들의 명단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위원은 ▲이남주(위원장) 한국외국어대학교 이사장 ▲원정연(위원) 한양대학교 경상대학 경영학과 교수 ▲곽상진(위원) 경상대학교 법학부 교수 ▲황덕남(위원) 변호사 (세계종합법인) ▲유정주(위원) 변호사(법무법인 서부종합) ▲최양식(부위원장) 행정자치부 차관 ▲정해방(위원) 기획예산처 차관 ▲정동기(위원) 법무부 차관 ▲장태평(위원)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 등 9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