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216억‥"웬만한 정부부처보다 많아"
정부산하기관 고객만족도 2년 연속 최하위
납세자연맹 "잘못된 제도 홍보, 국민의 돈 소중히 써야"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인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지난 3년간 216억원의 홍보비를 집행하는 등 웬만한 정부기관보다 많은 홍보예산을 지출했으나, 제대로 된 홍보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세금만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8일 한국납세자연맹에 따르면 국민연금관리공단은 지난 2004년 TV광고 등으로 88억원의 홍보예산을 집행했으며, 2005년과 2006년에는 홍보비로 각각 64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민연금관리공단의 홍보예산 등 관리·운영비용은 약 4000억원으로 보건복지부 예산에서 38% 가량을 지원받고 있는 등 국민이 낸 세금과 국민연금 보험료로 충당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5월 이계경 한나라당 의원이 국회예산정책처에 요청한 '정부 대국민 정책홍보예산 현황과 분석' 자료에 따르면 정부 40개 부처 중 국민연금관리공단보다 많은 홍보비용을 지출한 부서는 국정홍보처, 정보통신부, 문화관광부, 농림부 등 4개 부처밖에 없었다.
납세자연맹은 이와 관련해 "2004년부터 매년 172억원의 홍보예산을 집행한 국정홍보처는 국정 전반에 대한 홍보를 담당하는 기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연금제도 하나만을 홍보하는 국민연금관리공단이 국정홍보처의 절반 가량을 홍보예산으로 집행한 것은 분명 과다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지난 2004년 집행한 88억원의 홍보예산은 16개 정부부처(재정경제부, 교육인적자원부, 과학기술부, 통일부, 외교통상부, 법무부, 국방부, 행정자치부, 산업자원부, 보건복지부, 문화관광부, 환경부, 노동부, 여성가족부, 건설교통부, 해양수산부) 전체에서 홍보예산으로 지출한 총액 86억원보다도 많은 액수.
그러나 국민연금관리공단이 많은 예산을 투입해 홍보노력을 해왔음에도 불구, 실질적인 홍보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정부기관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국민연금관리공단은 66.3점을 얻어 국민건강보험공단(63.3점)과 함께 80개 공공기관 중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 2년 연속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것.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은 "국민연금제도가 시작된 이래로 국민연금관리공단에서는 지난 20여년간 많은 돈을 들여 홍보를 해왔는데도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여전히 높다"며 "이는 홍보 예산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잘못된 제도를 홍보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홍보예산도 모두 국민의 돈인 만큼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고 싶다면 국민의 돈부터 소중하게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