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이사를 가시겠다면 싼 동네로 가시면 됩니다. 가시면 양도세 10% 정도 내더라도 돈 한참 남습니다."-노무현 대통령, 2월27일 인터넷신문과의 대화.
"강남에서 유사한 조건의 분당지역에 주택을 구입하게 된다면 상당한 규모의 현금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이사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권오규 경제부총리, 3월 15일 보유세 관련 관계부처 합동브리핑.
최근 정부가 발표한 주택 공시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관련 세부담이 급격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과 권오규 경제부총리가 서울 강남 등 특정 지역을 상대로 '세부담이 높으면 집값 싼 동네로 이사가라'고 경고하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
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인터넷신문과의 기자간담회에서 "종부세를 줄이려고 이사를 가려면 집값이 싼 곳으로 이사를 가야 하는데 이사를 갈 수 없다는 전제는 비싼 동네에서 비싼 동네로 가겠다는 얘기"라며 "굳이 이사를 가시겠다면 싼 동네로 가시면 된다"고 밝혀 불씨를 당겼다.
노 대통령은 "저도 여의도에서 집 팔고 명륜동 오면서 돈 많이 남아서 그것가지고 선거비용으로 쓰고 했는데, 사실은 (양도세 부담이 높아서 이사를 못 간다는 얘기는)부동산정책을 흔들려고 하는 사람들이 조직적으로 퍼뜨려낸 그런 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15일에는 권 부총리가 특정 지역을 거론하면서 거들었다. 강남에서 분당으로 가면 양도세를 내더라도 상당한 현금을 확보하면서 이사갈 수 있다는 점을 예로 들면서 양도세 부담이 높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것.
권 부총리는 이날 보유세 브리핑을 통해 "시뮬레이션 결과 강남에서 32평(11억원) 정도의 주택을 15년 보유한 경우 이를 양도한다고 가정하면 양도차익이 9억2000만원 정도이고, 양도세가 6800만원 수준으로 세부담 수준이 7.5% 정도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 경우 유사한 조건의 분당지역에 주택을 구입하게 된다면 상당한 규모의 현금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이사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강남→분당 이주'를 권했다.
또한 그는 "강남에서 50평인 21억원 정도의 주택을 양도할 경우에는 세부담이 2억원 정도인데 분당의 50평으로 이사를 가면 10억원 정도면 갈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큰 현금을 확보하면서 양도할 수 있다"며 "양도세 완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집값이 '싼 동네'로 가라는 노 대통령과 '강남에서 분당으로 이사'를 권하는 권 부총리의 對국민 권고사항이 '재산권 침해'를 외치고 있는 해당지역 주민들에게 약발이 먹힐 지 관심이 모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