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타결을 기점으로 우리 경제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관리하느냐에 따라 선진 경제로 가느냐 아니면 더욱 혼란에 빠져 성장 지체의 늪으로 추락하느냐가 결정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5일 '한미FTA, 타결보다 관리가 성공의 관건'이라는 보고서에서 "한국과 미국은 8차 FTA 협상과 고위급 회담에서 경쟁, 정부조달, 기술장벽, 환경 분과는 사실상 타결했으나 농업, 자동차, 섬유 등 8개 분야는 타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미국은 TPA(신속협상권) 시한인 이달 30일 이전에 일괄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우리나라는 미국 의회와의 재협상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적어도 낮은 수준의 타결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한미 양국은 신속협상권 기간 내 쟁점사항을 제외한 부분적인 타결이나 쟁점 사항 개방 시기의 연장을 동반한 타결 등 낮은 수준의 타결을 이룰 가능성이 크지만, 쟁점사항 빅딜에 의한 완전타결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고 전망했다.
연구원은 "한미FTA의 성공은 향후 경제 관리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하느냐에 달려있다"면서 "우리 경제는 한미FTA 타결을 기점으로 선진경제로 가느냐, 성장지체의 늪에 빠지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밝혔다.
한미FTA 체결이 거시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관세철폐와 기술의 상호보완으로 생산은 늘고, 고용도 증가해 경제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미국과의 기술 제휴로 국내 부품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돼 우리 경제의 대일의존도가 낮아질 수 있으며, 대외 신뢰도 향상으로 해외직접투자의 유입 또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연구원은 "한미FTA 체결로 경쟁력이 약한 부문과 강한 부문 사이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수 있으며, 농업을 포함한 피해부문에 대한 대응 비용이 발생할 것"면서 "경제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우리나라가 미국 경제의 변화에 더 직접적 영향을 받게 될 것이고,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계층간, 세대간, 지역간 대립이 심화되는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미FTA 체결이 미칠 산업별 영향과 관련, 연구원은 "한미FTA로 제조업 중 자동차, 철강산업, 섬유산업은 관세철폐나 비관세장벽 완화로 수출이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전자제품, 신발산업, 제지인쇄업은 한미FTA로 인한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을테고, 기계산업은 우리 관세율이 미국보다 높아 관세철폐로 일반기계, 전기기계, 금속산업 모두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석유화학은 수출과 수입이 그대로 이겠지만 정밀화학은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비스업의 경우 외국인 투자 활성화로 경쟁력이 향상되고 이로 인한 생산과 고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지만, 미국에 비해 가격과 품질경쟁력이 떨어지는 우리나라의 대다수 중소 서비스업체들이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농업의 경우 미국의 값싸고 질 좋은 농.수.축산물이 소비시장에 들어오면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지고, 물가도 안정될테지만 상당수 영세 농업인의 퇴출이 예상되며 이로 인한 국내 농업 생산 감소와 고용불안은 농업의 식량안보와 같은 다원적 기능을 축소시킬 것이라고 걱정했다.
연구원은 한미FTA 타결 이후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긍정적 영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정부의 과제로 ▲시장경제 원리 정착과 사회안정망 확립 ▲부품소재 산업과 기술집약형 중소기업 집중 육성 ▲대미 수출시장 확대와 동북아 중심 시장형성 ▲노사 상생체제 구축과 인적시장의 국제화 유도 ▲규제 혁파와 미국기업의 적대적 인수합병 등 역차별 방지 대책 마련 ▲국내 농업의 고부가가치화와 기업화 ▲한미FTA경제 선진화 기획단 운영을 꼽았다.
한미FTA 타결 이후 기업은 미국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선진기술과 경영방식을 습득하고 대미 수출에 맞는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가격과 품질이 미국 기업보다 우수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하고 기업경영의 투명성과 건전성을 갖춰 세계시장에서 브랜드가치를 높여나가야 한다고 연구원은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