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판조서는 공판기일의 소송절차 경과를 기술하는 조서로 공판조서에 기재된 내용은 절대적인 증명력을 갖는다.
28일 대검중수부와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검찰은 '외환은행 헐값매각'과 관련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된 변양호 전 재경부 국장과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 등에 대한 사건의 공판조서의 일부 내용을 변경해 줄 것을 최근 법원에 청구했다.
검찰은 지난 26일 열린 변 전 국장 등에 대한 공판에서 "19일 공판시 변양호 피고인에 대한 신문 내용이 취지와는 다소 다르게 공판 조서에 기재돼 있는 것 같다"며 이 사건의 심리를 맡고 있는 형사합의22부(김용석 부장판사)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가 공판조서 중 어떤 부분이 취지와 맞지 않는지 구체적인 내용을 피력해 줄 것을 검찰에 요구하자, 검찰은 선뜻 대답하지 못했고 추후 서면으로 제출하겠다고 답변했다.
검찰은 "재판이 거의 매주 월요일에 있는데 공판조서를 금요일 저녁에야 열람할 수 있었다"며 공판조서를 좀 더 빠른 시일내에 열람ㆍ등사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검찰의 공판조서 변경 청구는 2003년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 론스타 측으로부터 105만달러를 받은 혐의(특가법 알선수재) 등으로 기소된 하종선 전 현대해상 대표 공판에서도 나타났다.
검찰은 같은 날 열린 하씨의 공판에서 "공판조서에 12일 공판의 일부 내용이 빠져 있거나 실제 내용과 다르게 기재돼 있는 것 같다"며 3가지 사항의 변경 및 추가를 요구하는 이의 제기 신청서를 제출했다.
검찰은 우선 "2003년 5월 론스타측 스티븐 리와 변 전 국장이 만나 외환은행의 신주 인수가격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4천원에서 4천100원선에서 서로 의견이 가까웠다"고 하씨가 말한 부분에 대해 공판조서에는 '4천600원'로 기재돼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피고인과 변호인 측의 확인을 거쳐 공판조서에 잘못 기재됐다고 판단해 즉시 수정토록 했으나 검찰이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나머지 두가지 사항에 대해서는 특정되지 않았다며 검찰 측 이의를 수용하지 않았다.
형사소송법상 검사나 피고인 또는 변호인은 공판조서의 변경을 청구하거나 이의를 진술할 수 있으나 검찰이 그동안 공판조서 내용에 대해 별다른 변경 청구를 하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청구는 다소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공판중심주의의 원칙에 따라 공판 중 있었던 내용을 공판조서에 더욱 명확히 기재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판단에 따라 청구를 했을 뿐이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