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한 지명자의 경우 오랜 공직생활로 인한 국정수행 능력과 도덕성, 자질 등은 어느 정도 검증이 끝난 상태라 이날 인사청문회는 한미 FTA 협상문제를 놓고 치열한 찬반논쟁이 벌어진 것.
또한 한 지명자가 소유한 부동산과 한 지명자가 경제부총리로 근무할 당시 추진된 부동산 정책이 도마위에 올라 의원들의 집중 질타를 받았다.
■ "한 지명자는 '한미 FTA 예찬자'로 보인다"
열린우리당 홍미영 의원은 "한 지명자를 보면 한미 FTA 예찬자로 비쳐진다"며 "국민들은 협상이 잘 준비되고 있다는 생각보다는 총리 후보자가 경제부총리 시절 '8.31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투기는 끝났다'고 호언장담했지만 결국 천정부지로 아파트값을 올린 것을 기억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그는 "정부가 (한·미 FTA가) 서민 삶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보다는 장밋빛 전망만을 쏟아내고 있다"면서 "미국과 FTA를 체결하면 우리 경제의 경쟁력이 커지는 것이 아니라 양극화만 심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합신당 추진모임 우제창 의원은 "정부는 체계적으로 FTA를 준비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면서 "지금은 반대론이 약간 우위다. 한미 FTA 체결지원위원회 위원장으로서 활동이 부족한 것 아니었나"고 지적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한미 FTA 추진으로 인한 농업 피해가 최대 8조원에 달할 것"이라며 "미국측 협상시한에 맞춰 무리하게 타결하기보다 협상을 잠정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건영 한나라당 의원은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 정태인 전 국민경제비서관 등 청와대 출신들조차 FTA에 반대하고 있다"면서 "이들 마저 설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과연 국민 설득이 가능한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한 지명자는 "정부가 한미 FTA 협상을 지난 2003년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해 왔다면서 졸속 추진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한미 FTA는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다. 결코 쉬운 길은 아니지만 정부는 미래를 위해 한미 FTA는 꼭 필요하다는 확신을 가지고 이 길을 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한 지명자는 쌀 개방 문제에 대해 "쌀 개방 문제가 이번 협상에 포함된다면 협상은 깨질 수밖에 없다면서 쌀 시장의 추가 개방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8.31 부동산 대책' 당시 '투기는 끝났다'더니‥
한나라당 박승환 의원은 "한 지명자가 경제부총리 재직 중 '8. 31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고 '이제 부동산 투기는 끝났다'고 큰소리쳤지만 얼마가지 않아 투기광풍이 재현됐다"며 부동산 문제를 수면위로 끌어올렸다.
이어 열린우리당 김명자 의원은 "8.31 부동산 대책의 근간인 종부세 등 보유세를 급격히 올리는 것은 중산층의 가처분 소득을 감소시켜 가뜩이나 위축된 소비를 더 위축시킬 것으로 우려된다"며 부동산 세제정책의 조정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 지명자는 "현실적으로 일어나는 부동산 시장문제들에 대해 주의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충분히 안정됐다고 생각된다면 (종부세와 양도세) 개정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지명자는 이어 "종부세와 양도세는 부동산 시장의 안정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지만 영원한 정책은 없다"면서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면 (개정을) 고려해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그러나 종부세는 재산세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반성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현 단계에서는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정책 일관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 지명자가 소유한 주택 등 한 지명자 소유 재산 형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한 지명자가 소유중인 서울 종로구 신문로 2가 주택은 89년 장인으로부터 3억8000만원에 매입해 99년 10월까지 10년 6개월간 월세를 받아 무려 6억2000만원을 벌어들였다"면서 "매입 직후 임대해 거액을 벌어들인 점과 주택시가도 구입 당시보다 5배 이상 급등한 점을 볼 때 거주 목적이 아니라 월세임대 또는 투기목적으로 이 주택을 구입한 의혹이 짙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도 "2006년 2월과 8월 관보에 게재된 한 지명자의 재산공개목록을 보면 서울시 종로구 장교동 22-1외 4필지의 가격은 1억6739만원으로 94년 7월 신고에 비해 444만원밖에 높지 않다"면서 "재건축지역인데다 12년이 지났음에도 차액이 400여만원에 불과하다는 것을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한 지명자는 "신문로 주택의 경우 장인에게 정당한 금액을 지불하고 구입한 주택으로 증여의 개념은 아니다"면서 "그 당시 임대를 준 것은 근무처가 과천이어서 어쩔 수 없이 임대를 준 것"이라며 투기 의혹을 일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