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회계와 공시의 정확성과 투명성이 갈수록 강조되면서 대기업들이 변호사나 회계사, 세무사 등 관련 전문인력을 대폭 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중 분할.신규상장 등을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100개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06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회사는 작년말 현재 총 671명의 회계.공시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1개사당 평균 6.71명씩을 보유한 셈으로 2005년말의 보유 인원 557명보다 20.47%나 늘었다.
지난해 이들 기업들의 전체 종업원수가 전년 대비 1.44% 증가하는 데 그친 것에 비해 회계.공시 전문인력은 14배나 빠른 속도로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상장사들이 회계.공시 전문인력을 대폭 확충한 것은 올해부터 증권 관련 집단소송제가 전면 시행되는 등 기업회계와 공시의 정확성, 투명성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진 데다 기업들의 해외영업이 늘어나면서 대규모 다국적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도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이와 함께 회계사나 세무사 자격증을 보유한 전문 인력들이 취업난으로 인해 일반 기업 신입사원 공채에 대거 지원하게 된 점도 상장사들의 회계 전문인력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00대 기업 중 회계.공시 전문인력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회사는 삼성전자로 작년말 현재 공인회계사 2명, 변호사 60명 등 전년말보다 25명 많은 총 78명의 회계 및 공시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제 특허 소송 및 통상분쟁이 늘어남에 따라 국제 변호사 채용을 늘렸다"며 "이와 함께 2005년 기재하지 않았던 법률.재무 등 박사학위 소지자를 전문인력으로 포함하게 돼 총수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국민은행도 변호사 4명, 공인회계사 33명, 세무사 14명 등 총 74명의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기업은행(50명), KT(47명), SK텔레콤(37명), LG전자(33명) 등도 회계.공시 전문인력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반면 SK네트웍스, 두산중공업, 삼성테크윈, 대우인터내셔널 등 회계.공시 전문인력이 한명도 없다고 밝힌 상장사도 100개사 중 26개사나 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회계.공시전문인력의 필요성에 대한 상장사들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중소기업들은 전문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공시.회계위반 등에 따른 집단소송에 취약한 상태"라며 "회계의 투명성을 높이고 회계통제시스템을 작동시키기 위해 전문인력 확충에 대한 투자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