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B씨는 어머니인 A씨로부터 시가5억원짜리 주택(은행대출금 2억 포함) 1채를 '부담부 증여' 받았다. B씨는 주택 증여재산가액을 3억원(시가 5억원-금융채무 2억원)으로 계산해 증여세 3960만원을 신고·납부했다.
그러나 국세청이 확인한 결과 부담부 증여 과정에서 아버지인 C씨가 금융채무 2억원을 대신 갚아주면서 (2억원에 대한)증여세를 탈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국세청은 증여세 등 5200만원을 추징했다.
국세청이 이와 같이 '부담부 증여'를 이용해 증여세 등 세금을 탈루한 혐의자들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고 부정한 방법의 세탈루 혐의가 확인될 경우 제반세금 추징 및 세무조사 등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신웅식 국세청 재산세과장은 22일 "부담부 증여, 가공채무 계상 등을 통해 증여세를 탈루하는 사례를 차단키 위해 증여재산에 담보된 채무(금융기관 대출 및 임대보증금 등)의 상환여부 및 상환자금 출처에 대한 점검을 실시해 채무를 부모 등이 대신 갚아주거나 가공채무임이 확인된 경우 증여세 등을 엄정 과세키로 했다"고 밝혔다.
부담부 증여란 부동산 등을 증여 받으면서 부동산 담보대출이나 임대보증금 등 채무를 증여받는 사람이 부담하기로 하는 것으로서 채무를 공제한 나머지 가액에 대해서만 증여세를 부담토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악용해 증여세 등을 탈루하는 경우가 종종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아들에게 10억원 짜리 주택을 증여해 주면서 주택담보대출 5억원을 떠안는 경우 아들은 5억원에 대해서만 증여세를 납부하면 되는데 이 과정에서 부모가 대출금을 대신 갚아주고 이에 대한 증여세를 신고납부하지 않고 있는 것.
이 같은 부정한 방법을 통한 세탈루를 막기 위해 국세청이 점검을 실시하고 나선 것.
국세청은 특히 지방청장 및 세무서장이 상속세 및 증여세 과세업무 및 자금출처조사 과정에서 채무를 확인한 경우 중 채무의 상환만기일이 도래하거나 채무발생일로부터 5년이 지난 임대보증금을 대상으로 채무자의 ▲연령 ▲소득상황 ▲채무 종류 및 금액 등을 종합 분석해 자력상환능력이 부족하다고 인정되는 4006명을 점검대상자로 선정했다.
국세청은 이들을 대상으로 만기일이 도래한 채무 및 임대보증금(5년 경과)의 채권자(금융기관, 임대인)에게 채무상환여부를 확인하고 채무를 상환한 경우 채무자(증여·상속받은 사람)로부터 채무상환자금 출처를 소명받아 검토한 뒤 채무를 대신 상환한 것으로 확인되는 경우 탈루세금 및 가산세를 추징키로 했다.
이 과정에서 부모가 대신 상환한 자금의 원천이 회사자금의 유용 등으로 확인될 경우에는 부가가치세, 법인세, 소득세 등 관련 세금 모두를 추징할 방침이다.
아울러 채무자가 채무상환자금의 출처를 소명하지 않거나 불성실하게 소명한 경우, 자금출처조사 대상자로 선정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 조세를 포탈했다는 점이 확인되면 조세범 처벌법 적용도 불사할 방침이다.
신 과장은 이와 관련 "앞으로도 상속세 및 증여세 업무처리 및 세무조사과정에서 확인되는 채무를 모두 전산 수록해 관리하고 채무상환자금의 출처를 정기적으로 확인해 증여세 성실신고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