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인·대리인과 사적으로 만나지 말 것"-윤리규범 제정
최근 심판청구 사건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국세심판원이 신속한 사건 처리를 위해 단순·반복·소액사건에는 '빨간딱지'를 부착해 우선적으로 처리하도록 하는 페스트 트랙(Fast Track, 단순사건 신속처리제)을 도입한다.
또 심판원은 직원들이 청구인이나 세무대리인 등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와의 사적 만남을 지양하고, '법관의 회피'와 유사한 '심판업무 회피'를 통해 이해당사자와 학연이나 지연이 있을 경우에는 자발적으로 심판업무에서 회피하는 내용을 담은 윤리규범을 제정했다.
국세심판원은 8일 경기도 용인 소재 대한생명 인재개발원에서 '윤리규범 선포식 및 3대 혁신과제 토론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의 국세심판업무시스템 개선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옥우석 심판원 행정실장은 "지난 2001년 3547건에 불과했던 심판청구사건이 지난해 4757건으로 늘어나고 청구사건의 쟁점이 많아지고 있다"며 "신속한 업무처리와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업무시스템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단순사건에는 '빨간딱지' 부착‥접수순서 없이 우선처리
=심판원은 단순사건 및 동일 유형의 사건의 효율성 및 처리속도를 높이기 위해 신속처리제(Fast Track)를 도입하기로 했다.
심판청구사건을 주로 영세서민층이 제기하는 '단순·반복·소액사건'과 대기업이 제기하는 '복잡·법령해석사건'으로 구분하고, 단순사건에는 빨간딱지를 부착해 접수순서에 관계없이 우선 처리하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동일유형사건에 대한 표준업무지침을 마련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심판원에 따르면 지난해 결정된 총 5104건 중 반복사건은 1510건으로 29.6%의 점유율을 차지했으며 ▲자료상 파생자료 1112건 ▲1세대1주택 비과세 129건 ▲8년 자경농지 122건 ▲제2차 납세의무 88건 ▲명의대여 59건 등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특히 심판원은 현재 쌓여있는 미결 재고 사건을 감축하기 위한 중기 목표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지난 3월말 현재 심판원 미결 재고건수는 1778건으로 1인당 38건을 보유하고 있는데, 매년 1인당 보유건수를 10건씩 줄여 오는 2010년까지 미결 재고를 완전 해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목표달성 여부를 개인별 업무실적 평가의 주요 지표로 활용하는 한편, 기존의 업무실적을 세분화·계량화하고 평가결과를 근무성적 평정·표창·성과급 지급 등에 직접 활용하는 등 인센티브를 주어 직원들의 동기부여를 병행하기로 했다.
또한 처분청의 답변서 제출에 평균 38일이 소요되는 점을 개선하기 위해 국세청의 '불복통합관리시스템'을 보완해 답변서 제출 법정 소요기한인 7일을 엄정하게 관리하도록 조치한다는 계획이다.
□ 심판청구 시간 밤 10시까지 연장‥컨퍼런스콜 제도 도입
=심판원은 납세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심판청구서 접수시간을 현행 오후 6시에서 밤 10시로 연장하기로 했다. 아울러 '야간문서투입함'을 설치해 야간에 접수된 청구서류는 직전 근무일에 접수된 것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청구인의 궁금증 해소를 위해 심판사건의 진행상황도 실시간 공개될 예정이다. 사건접수에서 배정, 심판관회의 예정일, 결정문 발송일 등 구체적인 심판 진행상황을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개하는 것.
특히 이달 중으로 전화를 이용한 진술청취(컨퍼런스콜) 제도가 도입돼 지방거주 청구인이나 현업 종사 청구인 등을 대상으로 심판관 회의에서 전화로써 본인의 의사를 진술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심판관회의장에 다중통화가 가능한 회의용 전화기를 설치, 의견진술을 요청한 납세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본인 및 대리인임을 확인한 후 의견을 청취할 수 있게 된다.
이밖에 심판청구의 법정처리기간(90일)을 초과할 경우 처리지연 사유 등을 기재한 결정지연통지서를 발송하는 '처리지연사유 통보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 청구인과 사적 만남 지양‥학연·지연있으면 자발적 회피
=심판원은 이날 부당한 압력이나 청탁을 거부한다는 내용을 담은 '국세심판원 윤리규범'을 제정하고 전직원의 청렴서약식 행사를 가졌다.
납세자와 직접 접촉해 민원사항을 처리하는 심판원의 특성상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를 제거할 수 있도록 정형화된 납세자접촉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
이를 위해 심판원은 직원들이 일과시간 이외에 세미나 및 경조사 등 다수인이 참석하는 모임·행사 등 불가피한 경우는 제외하고, 청구인이나 대리인 등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와 사적으로 만나는 것을 지양하기로 했다.
특히 법관의 회피(법관이 스스로 제척 또는 기피 사유가 있다고 인정해 자발적으로 직무집행을 피하는 제도)와 유사한 심판업무 회피를 통해 지연·학연·혈연 등으로 공정한 직무수행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자발적으로 심판업무에서 빠진다는 내용을 윤리규범에 담아 심판청구의 결과에 대한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로 했다.
아울러 심판청구사건의 처리 종결(결정문 송부) 후 10일 이내에 행정실 직원이 민원인에게 전화하는 '해피콜(Happy Call)'을 도입해 민원 만족도 및 제도개선 건의사항 유무를 확인하고, 전문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심판원의 청렴도 실태를 반기별로 한차례씩 점검하기로 했다.
<국세심판원 윤리규범>
국세심판원 전 직원은 깨끗하고 청렴한 조직문화 확산을 통하여 보다 신뢰받는 공직자상을 확립할 수 있도록 아래 사항을 엄정히 준수한다.
첫째.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부당한 압력이나 청탁을 거부하며 항상 공정하고 청렴한 자세를 견지한다.
둘째. 심판청구사건을 최대한 신속히 처리하고, 민원인에게는 항상 친절하게 대하며 충분한 소명기회를 제공한다.
셋째. 지연·학연·혈연 등으로 공정한 직무수행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 자발적으로 당해 심판업무에서 회피한다.
넷째. 담당하는 심판청구사건의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심판청구인 및 대리인)로부터 부적절한 편의를 일절 제공받지 않으며, 일과시간 이외에 사적인 만남을 지양한다.
다섯째. 재정경제부 공무원 행동강령 및 국세심판원 윤리규범을 철저히 준수하며, 위반시 그에 합당한 불이익을 감수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