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과 일선 세무서가 현금 영수증 알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세무 공무원들의 '마라톤 대회 참가'가 새로운 홍보 이벤트로 주목받고 있다.
제천署, 서광주署 등 현금영수증제도를 알리기 위해 직원들을 마라톤 대회에 내보낸 세무서는 작년 말부터 올해까지 벌써 다섯 곳에 이른다. 흔히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불릴 만큼 체력적으로 힘든 장거리 달리기가 현금영수증 홍보 행사로 사랑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장님은 마라토너'
=마라톤이 현금 영수증 알리기에 한 몫을 하게 된 이유에는 '마라톤 매니아' 세무 공무원들의 영향이 크다. 취미 활동으로 해온 장거리 레이스를 업무에도 활용하는 것.
이들은 "내 건강도 지킬 수 있을 뿐 아니라 납세자들에게 이로운 제도를 널리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완주의 기쁨이 배가된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개인 기록 경기이기는 하지만 경기 참가 인원이 많아 대중 홍보 행사에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다.
지난주 토요일에는 '마라토너 서장님'으로 유명한 방구만 대전세무서장이 직원 및 그 가족들 50여 명과 함께 '제4회 대전 3대하천살리기 마라톤대회'에 출전해 하프 코스를 달렸다.
경력 6년의 마라톤 매니아이기도 한 방 서장은 "뒤 따라 오시는 분들이 내 등에 적힌 '현금영수증은 돈이다'라는 문구를 보고 계신다는 생각을 하면 힘들어도 더욱 열심히 달리게 된다"며 "덕분에 완주도 하고 건강도 챙기게 된다"며 웃었다.
마라톤을 '자신을 과신해 오버페이스를 해버리면 절대 완주 할 수 없는 겸손한 운동'이라고 정의한 그는 "레이스를 완주하고 업무로 돌아오면 납세자들에게 더욱 겸손한 자세로 다가가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달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던 제천서(서장 홍순필)관계자는 "우리署가 참가했던 마라톤 대회에는 현금 소비가 많은 주부와 학생 등 1300여명이 참가해 현금영수증 홍보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심한 운동 후 후유증에도 신경 써야
=그러나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세무공무원들이 모두 마라톤 애호가들은 아니다. 이 때문에 간혹 평소 운동량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젊다는 것 하나 믿고' 장거리 달리기에 출전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몇 달 전 현금영수증 홍보를 위해 마라톤에 참가했던 한 세무공무원은 "힘들게 완주하면서 성취감도 느낄 수 있었지만 한동안 심한 근육통에 시달려야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마라톤 참가자들은 경기 후 오는 후유증을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심각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며 "최소한 자기에게 맞는 호흡법 정도는 익히고 출전해야 하며 특히 무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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