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위주의 업무방식 때문에 고의적 탈세가 아님에도 검찰조사까지 받게되는 등 다소 무리하게 진행되어온 측면이 없지 않은 관세조사 관행이 사라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관세청에 따르면 관세조사 업무와 세액심사 업무를 합동으로 심의할 수 있는 '조사·심사합동심의위원회'가 내주 중 서울본부세관에서 시범 운영된다. 관세청이 조사업무와 심사업무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무리한 조사과정을 거치지 않고 세액심사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새로 마련한 방안이다.
지금까지는 고의적 탈세나 밀수 등의 조사업무를 담당하는 조사과와 사후심사나 세액추징 관련업무를 담당하는 심사과가 각각의 업무를 일괄처리하면서 상호간의 업무분장이 어려운 공통된 부분에 대해서도 별다른 논의 없이 개별적으로 업무를 진행해 왔다.
이에 따라 조사과정에서 단순 과세가격 누락과 같은 고의성이 적은 경우나 직접적인 밀수연관성이 없는 경우에도 검찰조사까지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에 세관에 마련될 '조사·심사합동심의위원회'는 조사과와 심사과가 사전에 업무를 조율해 이같은 무리한 조사가 진행되지 않도록 예방하겠다는 것.
관세청 관계자는 "직원들이 의욕이 앞서 검찰에 입건시키기 위해 무리한 조사를 하는 경우도 없지 않았다"며 "앞으로는 심사과와 정보공유를 통해 금액이 너무 적거나 고의성이 없는 경우 등에 대해서는 형사처벌 없이 세액추징으로 처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세관 관계자도 "직원들 혼자서 결정하기 어려운 부분을 함께 머리를 맞대고 결정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부분"이라며 "다만, 아직 세관에서 실시하는 시범적인 운영에 불과해 본격적인 실시를 위해서는 법적구속력을 갖추는 법개정 등이 뒤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세관의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출발하게 될 이번 '조사·심사합동심의위원회'는 세관 조사국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각과별로 조사과3명, 심사과3명으로 구성해 이르면 다음주부터 첫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또한 추후 관련법이 개정될 경우 민간에서도 심의위원을 위촉할 예정이다.
서울세관은 이미 지난 11일에 합동심의위원회 구성을 위한 구성준비회의를 마쳤으며, 오는 6월말까지 시범운영을 실시한 후 관세청의 평가를 거쳐 7월부터는 전국본부세관으로 위원회를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