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신당이 지역주의에 기반을 두고 있어 이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오던 노무현 대통령이 다시금 '지역주의'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정치권의 변화를 촉구했다.
노 대통령은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거행된 '5·18 민주화운동 27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아직도 지역주의가 우리 정치에 살아 있다"며 "지역주의는 어느 지역 국민에게도 이롭지 않다. 오로지 일부 정치인들에게만 이로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지역주의를 극복하지 않고는 정책과 논리로 경쟁하는 정치, 대화와 타협으로 국민의 뜻을 모아가는 정치, 그런 수준 높은 정치를 보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욕설과 몸싸움, 태업과 공전을 일삼는 국회, 공천헌금과 정치부패를 반복하는 정치가 없어지기를 기대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는 공천헌금 비리가 118건에 이르렀다. 이대로 가면 부패정치가 되살아 날 것"이라며 "여러분이 제게 대통령의 중책을 맡긴 것은 제가 일관되게 지역주의에 맞서왔기 때문일 것이다. 끝까지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지만 제게 더 남은 힘이 있는 것 같지 않아서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요즈음 다시 민주주의의 역사를 냉소하고 비방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민주세력이 무능하다거나 실패했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인데 민주세력임을 자처하는 사람들 중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으니 참으로 민망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며 '민주세력 무능론'을 반박했다.
노 대통령은 "그들에게 묻고 싶다. 누구보다 무능하다는 말이냐"며 "민주세력은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외교안보, 모든 면에서 87년 이전(군사정권)과는 뚜렷이 구분되는 역사의 진보를 이루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노 대통령은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5·18은 역사에 많은 의미를 남기고 있고 무엇보다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며 "군부독재를 무너뜨리고 군부와 언론에 의해 폭도로 매도되어 무참히 짓밟혔던 5·18 광주는 민주주의의 성지로 부활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이제 이 같은 비극은 없을 것이다. 불의한 권력이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짓밟는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며 "역사의 큰 물줄기는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고 평등하며 평화로운 삶을 누리는 방향으로 흐를 것이고 그 어느 누구도 이 도도한 진보의 흐름을 가로막거나 되돌리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