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GS, 금호아시아나, 한진 등 8개 그룹의 이익이 모두 감소한 가운데 현대중공업과 한화그룹의 실적개선이 두드러졌다.
20일 금융감독원과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월 결산인 10대 그룹 상장 72개 계열사는 올해 1.4분기에 매출액 86조7천196억원, 영업이익 5조2천366억원, 순이익 5조70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6.25%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38%, 14.53% 감소했다.
특히 삼성과 현대차, LG 등 주력 계열사가 수출기업인 그룹은 모두 실적이 악화됐다.
삼성그룹은 12개 계열사의 1.4분기 전체 순이익이 1조9천984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9.47%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순이익이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등 주요 IT제품의 가격하락 영향으로 15.14% 감소한 1조5천992억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도 10개 계열사의 1.4분기 전체 순이익이 6천355억원에 그쳐 작년 동기 대비 2.36% 줄었다.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는 순이익이 3천74억원으로 3.59% 감소했으며 기아차는 306억원 순손실로 적자전환했다.
LG그룹은 LG전자와 LG필립스LCD가 1.4분기에 각각 1천226억원, 1천686억원 순손실을 기록한 결과, 13개 계열사의 순이익이 1천45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75.80%나 급감했다.
SK그룹도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SK의 환차손과 지분법 평가이익 감소 영향으로 11개 계열사의 전체 순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22.12% 감소한 9천70억원을 기록했다.
주력 계열사가 내수기업인 그룹들도 실적이 부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롯데그룹은 롯데쇼핑과 롯데미도파, 롯데제과 등 내수 계열사의 실적악화 여파로 7개 계열사의 순이익이 21.96% 감소한 3천997억원에 그쳤다.
GS(1천621억원. 이하 순이익), 금호아시아나(1천502억원), 한진그룹(951억원) 등도 계열사들의 이익감소 혹은 적자전환 여파로 1.4분기 순이익이 각각 14.68%, 43.27%, 52.86% 줄었다.
반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업종 호황에 힘입어 순이익이 4천60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93.17% 급증했으며 한화그룹도 한화석유화학 등 주력 계열사의 실적개선에 힘입어 순이익이 53.66% 늘어난 1천158억원을 기록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D램 등 IT제품 가격하락과 환율 영향으로 수출업체들의 이익이 감소한 데다 내수경기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며 "1.4분기에는 조선과 철강, 기계 등 중국발 특수를 누린 업종을 제외하면 모두 실적이 부진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1.4분기를 바닥으로 2.4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동부증권은 2.4분기에 IT부문의 이익 감소가 더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나 다른 업종에서 실적이 개선됨에 따라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10.8% 정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