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장 등 교수 19명이 학사운영 비리로 사법처리된 경북 모 전문대에서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난 비리 유형을 들여다보면 과연 이 대학이 교육부에서 파견된 임시이사(관선이사)들이 관리하는 대학인지 의구심마저 들게하고 있다.
23일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우선 이 대학은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 유학생 280명을 모집하면서 정상적으로는 유학비자 발급이 되지 않는 경우에도 한국어 능력이 일정 수준에 도달한 것처럼 `표준입학허가서'를 출입국관리사무소에 허위로 제출, 비자가 발급되도록 하고 유학생들로부터 1인당 410만원씩을 1년치 등록금 명목으로 선불로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대학은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입국한 외국인들을 본인이 신청한 학과와는 전혀 무관하게 임의로 학과별로 배정했고 이 때문에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입국 후에도 본인이 어느 학과에 소속되어있는지, 담당교수가 누구인지조차 모르고 있었는데다 심지어는 양국간 법체계가 전혀 달라 외국인 유학생에게는 필요가 없는 경찰행정학과나 사회복지과에 배정한 경우도 있었다.
또 입건된 한 교수는 자신의 친척이 운영하는 업체에 유학생들의 취업을 알선, 다른 공장들보다 훨씬 낮은 임금으로 일하게 했고 일부 유학생들은 입국과 거의 동시에 체류허가를 받은 대학 소재지를 벗어나 경기도, 충청도 등지의 공장에 불법체류해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특히 일부 교수 또는 교직원들은 자신들이 입국시킨 유학생들이 2학년에 진학하면 전화로 등록금을 납부하도록 요구하는 한편 경제적 여유가 없다며 하소연하는 경우에는 자신들의 계좌로 매월 일정액을 할부금 형태로 입금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또 임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아 유학생들이 등록금을 납부하기 어려워지자 해당 업체에 체불임금 청산을 독촉하는 공문까지 학장 명의로 발송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학사 운영 비리로 이미 졸업한 유학생들 중 한국인과 결혼한 경우 등 정상적인 체류자 18명을 제외한 100여명은 현재 국내 소재지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고 재학생 160여명도 대부분 체류지를 이탈, 사실상 불법체류 상태에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또 외국인 유학생들은 한국 입국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현지에서 무리하게 사채를 빌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불법체류자로 생활하다 추방된 일부 외국인들은 돈을 제대로 갚지 못해 현지 브로커조직으로부터 생명의 위협까지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경찰은 이 대학이 외국인 뿐만 아니라 내국인들에 대해서도 등록금을 받고 입학시킨 뒤 수업이나 시험 등 학사 운영은 부실하게 해온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