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천징수제도는 근로소득자(회사원)의 경우 회사가 봉급을 주기전에 봉급에서 미리 일정률의 소득세(근로)를 떼어내 국세청에 납부하는 것을 말한다.
강남규 변호사는 23일 한국세무사회에서 열린 한국세법학회 정기학술대회에 주제 발표자로 나서 "원천징수제도가 징세의 편의를 위해 일부 사회적 효율을 고려해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제도라고 보기엔 그 적용범위가 지나치게 넓다"며 이 같은 주장을 내놨다.
강 변호사에 따르면 원천징수제도의 경우 원천납세의무자는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조세를 원천징수하고 또 소득공제신청과 근무지 신고를 받는 등 국가의 조세징수사무를 위탁받아 집행하는 징수기관에 유사한 의무를 부담하고 있다.
또한 과세관청과의 관계에서는 원천납세의무자는 원천징수 대상 소득의 경우 이를 원천징수·납부해야할 의무를 부담하고 만일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가산세의 제재와 형사처벌을 받는 등 법률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 강 변호사의 지적이다.
강 변호사는 "원천징수제도는 실질적으로 소득세법과 법인세법에 국한되어 있고 소득세와 법인세는 국세기본법이 정하고 있는 실질과세원칙이나 기타 과세관청의 세무조사에 의한 과세표준 및 경정에 친한 세목"이라며 "따라서 원천세가 부과됐던 기초 거래관계가 과세권에 의해 부인되는 경우 원천징수의 기본전제가 깨지고 결과적으로 모든 징세에 관한 부담을 져야 하는 경우가 생겨난다"고 설명했다.
강 변호사는 또한 "세법은 과세권자에게 세무조사권을 포함한 막강한 과세 및 징세권을 부여하고 있음에도 위 경우처럼 세수확보 책임을 국민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은 사회적 효율이라는 관점만으로는 정당화하기 힘들다"며 "따라서 원천징수의무자가 납세의무에 비해 지나치게 부담이 크거나 보호되는 범위가 협소해 희생하는 사익(私益)이 공익(公益)에 비해 부당하게 큰 경우 헌법상 비례원칙에 위반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원천징수제도는 원래 세법이론에 바탕을 두고 논리적으로 발전해온 제도가 아니라 과세관청의 징수편의라는 관점에서 처음 제도가 생긴 이래 그 대상과 범위가 점점 확대돼 온 관계로 입법례와 해석론이 다양하게 전개돼 위법 논란도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강 변호사는 "원천징수와 관련된 경정청구 제도의 경우도 실질적인 운영실태에서 신설 규정의 적용에 관한 다양하고 구체적인 실무상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경정청구의 허용범위가 거주자와 비거주자간에 각기 달라 입법론적으로 경정청구 대상소득을 정하는 단일 원칙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 변호사는 특히 "현행 제도와 같이 원천징수의무의 부담이 무거운 상황에서 원천징수의무자와 원천납세의무자 사이의 관계를 현재와 같이 순수한 민사관계로 방치하는 것이 타당한지 여부에 관해서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