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한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는 23일 한국세무사회에서 열린 한국세법학회의 정기학술대회에 앞서 발표한 논문을 통해 이같이 지적하고 "국제회계기준 도입으로 인해 우리나라 회계기준이 다층화되고, 이에 따라 조세측면에서의 기업의 회계기준 선택에 따른 조세부담의 차이를 야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교수는 "국제회계기준은 자산의 손상평가를 통한 감액손실을 폭넓게 인정하고, 영업권이나 일부 무형자산의 경우는 감가상각을 인정하지 않아 자산의 감액손실을 제한적인 경우에만 허용하고 있다"며 "감가상각을 결산조정사항으로 손금인정하는 현행 법인세법의 규정하에서는 국제회계기준을 도입하는 기업들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제회계기준은 현행 기업회계기준에 비해 자산과 부채를 공정가액에 가깝게 평가하도록 하고 있어, 자산의 임의평가증을 배제하는 현행세법과 더 큰 괴리를 보일 것"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법이 국제회계기준을 수용해 재무회계와 세무회계를 일치시키거나 세법이 국제회계기준과 독립적인 계산규정을 갖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제회계기준을 비롯한 기업의 회계관행을 세법이 충실하게 수용할 경우 기업의 세무조정관련 비용은 감소하고, 당기순이익과 법인세부담액의 불일치는 작아지게 되지만 법인세제 집행을 통한 조세정책당국의 정책목표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고, 공정가액평가의 특성상 과세소득 및 세수의 변동성이 높아 예측가능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기업회계와 세무회계의 일치나 분리 중 어떤 방안이 나은 방안인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각 방안에 따른 비용의 추정이 필요하다"며 "국제회계기준 수용으로 인해 증가된 기업들의 세무조정관련 비용이 실제로 어느 정도 되는지, 세법이 기업회계기준과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기업의 회계처리나 경영의사결정의 왜곡이 실제로 일어나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