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만 해도 적금은 서민들의 목돈 마련의 주요 수단이었지만, 펀드보다 수익률이 낮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펀드로 갈아타는 고객들이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이자부담을 느낀 서민들이 적금을 깨서 빚을 갚는 사례가 많은 것도 한 이유로 꼽히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경우 올해 1~4월 정기적금 중도해지 건수는 8만4천22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만4천647건보다 13% 늘었다.
우리은행의 중도 해지건수는 11만4천542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9만7천287건에 비해 18%나 급증했다.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은 33만1천513건으로 작년 34만6천724건보다 다소 줄었지만, 이는 적금 전체 계좌 자체가 지난해 4월 44만5천좌에서 올해 4월 37만4천좌로 크게 감소한 탓이다.
한달 기준 중도해지율로 따진다면 작년 4월의 경우 1.76%에서 올해 4월은 2.09%로 소폭 상승했다.
이처럼 적금 중도해지율이 높아진 것은 몇년전부터 불고 있는 `펀드 가입 열풍'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증시 활황에 힘입어 펀드 수익률이 크게 높아지면서 적립식 펀드가 재테크의 수단으로 자리를 잡았다"면서 "확정금리에 만족하지 못한 일부 가입자들이 적금을 깨서 펀드에 가입하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한은행의 경우 정기적금 잔액은 작년 12월말 2조5천565억원에서 올해 4월 2조5천318억원으로 줄어든 반면 적립식 펀드 잔액은 3조8천635억원에서 5조5천761억원으로 44%나 증가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예전에는 적금 만기가 되면 다른 적금으로 갈아타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펀드로 갈아탄다"면서 "비과세 혜택을 주는 적금 상품이 대부분 사라진 것도 적금이 인기가 없는 이유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주택대출 금리가 크게 상승하고 있는 데다 향후 금리가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자부담을 느낀 고객들이 적금 등을 깨서 빚을 갚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적금을 만기 이전에 중도해지하는 것은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재테크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신한은행 김은정 재테크 팀장은 "적금 가입 초기라면 이를 해약하고 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괜찮지만 만기가 가까워진 적금을 깨는 것은 오히려 손해"라며 "정기적금 평균 금리는 4%대지만 중도해지할 경우 이자가 1~2%대로 대폭 줄어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