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소비자피해주의보 발령
최근 A씨는 한 영업사원으로부터 예전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구입한 고객에게 정부의 시정조치 명령에 따라 자동차 보험료를 환급해줘야 하는데, 그 대신 10년 콘도회원권을 보증금과 연회비 없이 준다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
다만 79만8000원의 세금을 내야 하는데, 고객은 7만9800원만 부담하고 나머지는 추후 돌려 받는다는 영업사원의 말을 믿고 A씨는 그 자리에서 79만8000원 전액을 카드로 결제했다.
그러나 A씨가 콘도회사에 확인해보니 영업사원과 제휴한 적도 없었으며, 뒤늦게 계약을 취소하려고 해도 계약서상 '보증금을 면제받은 특별행사 입회고객은 입회취소가 불가하다'는 규정이 있어 계약취소와 환불도 받지 못하고 있다.
12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와 관련해 "정부가 GPS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린 적도 없고, 세금으로 납부된다는 금액은 사실상의 콘도회원권 판매대금에 해당된다"며 "실제로는 콘도회원권이 무료도 아니고 제공하는 서비스의 내용도 열악하다"고 설명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되는 콘도회원권 구매 관련 소비자피해 상담건수는 지난 2005년 1095건에서 지난해 2286건으로 두 배 가량 증가했으며, 올해도 5월말 현재 1535건으로 급증세가 지속되고 있다.
공정위는 "콘도회원권이 무료라는 말에 현혹돼 소비자들이 콘도회원권을 충동구매하는 경우 상당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콘도회원권 구매 관련 소비자의 피해를 막고 주의를 촉구하기 위해 소비자피해주의보를 12일부터 발령한다"고 밝혔다.
공정위가 소개한 피해사례에 따르면 무료통화권과 무료숙박권을 준다면서 콘도회원권을 판매했으나, 실제로는 서비스 내용이 열악하고 사용할 때마다 일정 금액의 추가비용을 지불해야 했으며, 소비자가 계약해지를 하려고 해도 콘도회사가 전화를 받지 않아 환불도 받지 못했다.
또한 전화를 통해 신용조회하는데 필요하다면서 고객의 신용카드 번호를 알아낸 후 일방적으로 콘도회원권의 대금을 결제하거나, 청약철회를 요구하더라도 '담당자가 없다'는 식으로 정당한 청약철회권 행사를 방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이와 관련해 "콘도회사들이 콘도회원권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허위·과장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 방법을 사용해 소비자를 유인하거나 청약철회를 방해하는 것은 방문판매법 위반행위에 해당한다"며 "소비자들은 구체적 위법사실 및 근거자료를 첨부해 관할 시·군·구청 또는 공정위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공정위가 밝힌 소비자 유의사항.
▲무료라는 말에 현혹되지 말 것=소비자들은 수백만원짜리 콘도회원권을 무료로 준다는 말에 현혹되어 제세공과금 또는 관리비 명목으로 지불하도록 하는 50～90여 만원이 소액으로 느껴져 계약체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그것이 콘도회원권 판매대금이다.
▲충동계약은 가급적 삼갈 것=전화나 방문을 통한 콘도회사 측의 회원권 구매 권유에 소비자들은 즉석에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은데, 회원권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의 내용 등을 신중히 확인해 본 후 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계약서나 약관의 내용을 꼼꼼히 확인할 것=콘도회사 측은 회원권 판매를 위해 과장되거나 사실과 다른 설명을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계약서나 약관의 내용을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콘도회사측이 구두로 설명한 것으로서 소비자에게 유리한 계약내용이 계약서나 약관에 기재되어 있지 않다면, 그 내용을 계약서에 기재하도록 요구할 필요가 있다.
▲텔레마케터나 방문판매원 등에게 절대로 신용카드번호를 알려 주지 말 것=텔레마케터나 방문판매원 등은 해당 소비자의 신용을 조회해 보는 데 필요하다면서 신용카드번호를 알려 줄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신용카드번호를 알려주는 경우 소비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대금결제가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계약의사가 없다면 신용카드번호를 알려 주면 안된다.
▲현금결제와 신용카드 일시불 결제를 삼가고, 가급적 신용카드 할부 결제를 이용할 것=신용카드 할부 결제를 하면 신용카드 회사를 상대로 항변권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신용카드 할부 결제가 유리하다.
▲해약의사가 있을 경우에는 청약철회 기간 내에 콘도회사와 카드회사 앞으로 반드시 내용증명을 발송할 것=청약을 철회하는 경우에는 나중에 철회 사실이 확인될 수 있도록 계약내용, 계약일자, 해약 사유 등을 서면으로 작성하여 내용증명 우편을 이용해 발송하고 사본을 보관해 두는 것이 좋다.
▲무료통화권 기타 사은품으로 받은 물품을 훼손하지 말 것=사은품을 훼손하거나 잃어버리면 콘도회사는 이를 빌미로 해약을 거절하거나 과다한 위약금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으므로 사은품으로 받은 물품을 훼손, 멸실해서는 안된다.
